한겨레신문 9월19일치 3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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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연휴 이후 첫날인 오늘(9.19) 아침신문 1면에는 △헤즈볼라 삐삐 동시 폭발(5곳) △추석연휴 병원 큰 위기는 없었으나 뺑뺑이 여전(3곳) △추석 폭염 △인스타 청소년 계정 비공개(2곳) △또 트럼프 암살시도(2곳) 등의 기사가 1면에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추석연휴 응급 상황 및 향후 전망
② 시선, 클릭!
- 저속노화 위해 이것 끊으라
- 40대 대출자, 부채가 소득 2.5배
- 화장시설, 이젠 서로 유치하려 한다
③ Now and Then : 9월(윤종신, 2001)
① 차이의 발견
# 추석연휴 응급 상황 및 향후 전망
-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사람들 인사가 “아프지 마라”였습니다. 응급실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뺑뺑이’는 여전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의료 공백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고비 넘겼으니, 이젠 양보없는 ‘강경 방침’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선언처럼 들립니다. 상황이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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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급실 추석 대란 없었던 이유?
1) 병원은 문 더 열고, 시민들은 병원 안 갔다
- 보건복지부가 어제(18일) 낸 ‘응급의료 관련 통계’를 보면, 추석 연휴인 14~17일 전국 411개 응급의료기관의 하루 평균 내원 환자 수는 2만7505명입니다. 지난해 추석 연휴(지난해 9월28일~10월3일, 3만9911명)보다 31.1% 줄었습니다.
- 시민들이 ‘추석 응급실 상황’을 알고 미리미리 몸조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또 반대로 연휴 기간에 문을 연 의료기관은 하루 평균 9781곳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5020개)에 비해 95% 늘어났습니다. 동네 병·의원들 중에 자발적으로 문을 연 병원이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이곳에서 환자들을 어느 정도 소화해 준 덕이 큽니다.
- 그리고 전국 411개 응급실은 3곳을 제외하고 연휴 동안 매일 24시간 운영됐습니다.
2) 추석 병원비 올린 탓도 컸다
- 특히 경증 환자는 하루 평균 1만6157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2만6003명)보다 37.9% 줄었습니다. 이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3일부터 적용된 본인부담금 인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집니다. 가벼운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진료비로 10만원 이상을 내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을 찾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아파도 연휴 끝날 때까지 참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 경증 비응급 환자가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할 경우, 추석 연휴 기간에는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90%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되면 권역센터의 경우, 환자부담금이 기존 13만원이 22만원으로, 지역센터는 기존 6만원이 10만원으로 인상됐습니다.
- “(응급실 본인부담) 비용 문제나 진료가 제한될까 싶어 대형병원의 응급실을 가야 하는데 의원에 와서 치료를 해달라는 환자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못 받게 되는 것”(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한겨레)
3) 연휴 끝나고 더욱 몰릴 가능성
- 그래서 연휴 이후 미뤄뒀던 환자들이 증세가 악화한 채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연휴 기간 2차 병원이나 병의원으로 분산됐던 환자들이, 마치 막아뒀던 병마개가 솟구치듯 다시 대학병원 등 상급병원으로 쏠릴 수 있습니다.
2. ‘뺑뺑이’ 여전
- 그렇다고 추석 연휴기간에 응급실이 여유가 있거나, ‘뺑뺑이’가 사라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 14일 충북 청주에서 양수가 터진 25주차 임신부가 병원 75곳에서 거부당해 6시간을 구급차에서 대기한 끝에 치료를 받았습니다.
- 15일 광주에서 문틈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된 50대 남성이 광주에서 병원을 못 찾아 2시간 만에 전주에서 접합수술을 받았습니다.
- 16일 대전에서 복부에 30㎝ 자상을 입은 60대가 병원 16곳에서 거부당해 4시간 지나 천안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 16일 대동맥 파열 환자는 인근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헬기로 이송됐습니다.
- 이런 사례는 모두 보건복지부가 브리핑에서 밝힌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가 잘 해서 이렇게 잘 해결됐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러면서 각 사례마다 이 건이 ‘응급실 대란’ 때문이 아니라, ‘원래 이전에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그런데 이외에 연휴 기간에 어느 응급실을 가도 여러 군데를 전전하다 온 환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이들조차 온국민이 연휴 기간 내내 혹 다칠까봐 마음을 졸였습니다.
동아일보 4면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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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란 없었다”며 강경론 정부
- “정부 지원으로 설 연휴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병·의원이 문을 열었고, 남은 의료진들이 열심히 지원해준 덕분에 (연휴 기간) 큰 혼잡은 없었다”(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서울 성북구의 어린이병원을 찾아 연휴 기간 의료 현장이 정상가동됐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 “일부 우려처럼 우리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개혁의 비용이 두려워 모두가 미룬 결과, 우리 국민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같은 괴로움을 겪게 됐다는 점을 정부는 뼈아프게 자성하고 있다. 괴롭더라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고위험 산모를 태운 앰뷸런스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십통씩 전화를 돌렸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 우려했던 ‘추석 대란’을 넘겼으니, 정부는 앞으로도 양보없는 강경론을 밀어부칠 기세입니다.
4. 여야의정 난항
- “여야의정 협의체는 애초 대통령실에서 ‘이것 좀 해달라’고 해서 시작한 건데 지금은 기류가 달라졌다. 정부가 뻣뻣해진 느낌”(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 한겨레)
- 정부와 의료계가 추석 연휴를 지나서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가운데 끼인 여야 정치권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난감한 상황입니다.
- 윤 대통령이 체코 순방(19~22일) 직후에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식사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합니다만, 서로 바라보는 곳이 달라 그때도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5. 언론보도
경향 = 양수 터진 임신·복부 자상 60대...불안한 ‘병원 뺑뺑이’ 줄 이었던 연휴(1면)
한국 = 응급실 환자 20% 줄어 추석대란 피했지만, 뺑뺑이는 여전(1면)
한겨레 = 추석 응급의료 큰 위기 없었지만...“연휴 뒤 상급병원 쏠릴 수도”(3면)
동아 = 양수 터진 임신부, 병원 75곳 거부...정부 “큰 혼란은 없었다”(4면)
중앙 = 추석 대란은 없었지만...한동훈 중재에도 협의체 공회전(8면)
조선 = 시민과 의사가 추석 응급실 위기 막았다(1면)
- 대체로 응급실 현황을 종합하면, 추석연휴에 우려했던 ‘큰 대란’은 없었지만 ‘뺑뺑이’는 여전한 점 등 앞으로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우려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언론보도를 보면, ‘뺑뺑이 여전’에 초점을 맞춘 곳과 ‘큰 혼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곳으로 나뉘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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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저속노화 위해 이것 끊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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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이번 추석처럼 더운 추석이 있었을까요. 아무리 추석이 빨랐다 하더라도, 저녁에도 후텁지근한 ‘폭염·열대야 추석’은 처음이었습니다. 두려운 건, 앞으로 ‘더운 추석’이 고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그럼에도 어쨌든 가을은 오는 것이고, 이번 주말 지나면 금새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석이 이른 때문인지 학교에선 새학기, 직장에선 여름 지나 본격적인 하반기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 노래는 이 무렵 느낌을 담은 윤종신의 ‘9월’(2001)입니다. ‘팥빙수’가 실린 음반에 함께 수록됐습니다. 당시에는 떠들썩한 분위기 뒤에 묻혔던 노래입니다.
[뜬금 LIVE] 윤종신 - 9月(윤종신 [Just Piano]) (youtube.com)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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