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짜리 장기 월세 대신
단기임대 찾는 MZ세대
단기임대 찾는 MZ세대
전세사기 대란 여파와 정규직이 줄고 청년층 채용연계형 인턴이 늘어나며 단기임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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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보장이 없어 전세 계약은 부담돼요. 그렇다고 집에서 통근하자니 왕복 3시간이나 걸리고요. 단기 임대로 살아보고 결정하려고요.”
1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오피스텔 원룸을 3개월 단기 임대로 계약한 20대 김모씨는 “전세가 더 싸지만 3개월짜리 인턴이어서 계약할 수 없었다”며 “정규직 자리를 구할때까지는 이렇게 단기 임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공채가 줄고 채용연계형 인턴이 늘면서 2030세대의 자취 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직장 근처 원룸이나 투룸 전월세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3~6개월 이내 단기 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 특정 기간 인턴으로 근무한 후 정규직 전환이 결정되다 보니 높은 불확실성 속에 2년짜리 임대차 계약은 피하고 단기 임대로 몰리는 것이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채용연계형 인턴 공고는 지난해 1만9266개로 5년 전(1만5611개)보다 23%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도 단기 임대를 찾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청년들이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기 임대 원룸이 귀하다”고 했다.
2030의 채용 변화에 따라 단기 임대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단기 임대 계약 건수는 총 2만5000건으로 전년 동기(7000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삼삼엠투 관계자는 “MZ세대들의 생활방식이 변하면서 원룸 시장에서 단기 임대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을 중시하고 적성을 우선시하는 MZ세대 가치관이 단기 임대 수요를 끌어올리는 영향도 있다. 첫 직장에서 2~3년 이상 근무하기보다는, 우선 일해보고 맞지 않으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문화가 확산하다 보니 2년 단위 임대차 계약보다 단기 임대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계약 기간이 한달 단위인 고시원도 인기다. 서울 사당과 강남에서 고시원 2곳을 운영 중인 위성훈 사당살이 대표는 “20대는 6개월 이상 거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아르바이트나 직장을 구해도 다녀보고 안 맞으면 그만두거나 관심 있는 동네가 있으면 한두달 살아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피하기 위해 고시원으로 몰리는 경향도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린 데다 소형 주택 공급 감소로 월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73만원에 달했다. 이는 6월보다 3만원(4.6%) 인상된 가격이다.
위 대표는 “저렴한 원룸을 계약해도 관리비, 수도세, 전기료, 인터넷 비용까지 내면 주거비로만 100만원가량 드는 셈인데 20대 초봉이나 알바 급여를 고려하면 부담이 크다”며 “고시원은 보증금도 없고 월 이용료만 내니 지갑이 얇은 청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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