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북한이 18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4.5t 이상의 초대형 재래식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처음 공개된 이 전술 탄도미사일을 북한은 ‘화성포-11다-4.5′형으로 부르고 있다.
이번 도발은 북한이 지난 13일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한 지 닷새 만이다. 대선을 40여 일 앞둔 미국에 핵 시설 건재를 과시하고,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TV 토론에서 “북한은 날 두려워했다. 지금 북한이 뭘 하는지 보라”고 말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백형선 |
북한은 과거부터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의 매번 도발을 벌였지만, 최근 3차례 미국 대선을 앞두고는 도발의 초점이 ‘트럼프와의 관계’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 집권 시기에는 미국의 대북 정책 비난을 유발할 수 있도록 위기를 조성해 왔지만, 트럼프가 집권 대통령으로 재선에 도전한 2020년에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몇 달 동안 멈추는 등 ‘로키’로 나섰기 때문이다.
북한은 트럼프가 처음 대선 후보로 나선 2016년 핵 도발 수위를 ‘역대급’으로 올렸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전인 당시 북한은 4~5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트럼프 당선 이후로도 6차 핵실험과 미 동·서부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잇따라 발사했다.
이런 패턴에 따라 북한이 미국 대선을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을 다룰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트럼프에 호응해주는 차원에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음 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가 유력한 시기로 꼽힌다. ICBM 개량형 발사 시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CSIS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김정은이 트럼프 복귀 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면 핵실험이나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ICBM 발사 같은 ‘10월의 충격’을 일으키려 할 수 있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