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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은행 찾기 힘드시죠?’…10년 새 점포 10개 중 4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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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3년 2월 시민들이 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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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 점포 수가 지난 3월 말 현재 3천개 밑으로 떨어졌다. 약 10년 동안 1740개가 폐쇄된 데 따른 것이다. 상위 1·2위인 케이비(KB)국민·신한은행 점포 수는 현대차·기아 국내 판매점 수와 엇비슷할 정도로 줄었다. 기업금융에 견줘 더 작은 점포·인력 투입으로도 업무를 볼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잔액 규모는 10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국내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 점포 수(지점+출장소)는 2012년 말 4729개에서 지난 3월 말 2989개로 11년여 새 1740개(37%)가 줄었다. 10곳 중 4곳꼴로 점포가 사라진 것이다. 지방은행까지 합친 국내 일반은행 점포 수는 같은 기간 5675개에서 3801개로 감소했다. 지난 1분기(1~3월)에만 시중은행에서 32개가 없어지고 10개가 신설됐다. 앞서 지난해 2분기(4~6월)에도 37곳이 폐쇄됐고, 신설 점포는 2곳뿐이었다.



폐쇄 사유는 ‘영업권 중복, 권역별 중·대형화, 근접 점포와 통합’이 대부분이다. 점포 축소에 따라 인력도 크게 줄었다.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6만2023명으로 2013년 말 대비 1만4488명(19%) 감소했다.



줄어든 시중은행 점포수는 이제 완성차 판매점 수에 엇비슷해지고 있다. 한겨레가 5대 완성차 각사로부터 확인해보니 국내 자동차판매점(직영 지점+딜러 대리점)은 8월 말 현재 총 1974개로, 이 중 현대차·기아 판매점은 1322개다. 점포 수 상위 1·2위인 케이비국민(796개)·신한(717개)은행의 합산 점포 수(1513개)와 현대차·기아 판매점 수가 거의 맞먹는다.



점포 축소도 일정한 유형을 보인다. 특히 같은 지역에 있던 기업금융 점포를 소매금융 점포에 흡수통합하는 방식이 흔하다. 올해 들어 신한은행은 구로역기업금융센터를 구로역금융센터로 통합하는 등 6곳에서 같은 방식의 통폐합을 진행했다. 기업금융은 지역 밀착 영업이 핵심인 터라 더 많은 점포와 인력 투입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런 점포 축소 흐름과 폐쇄 유형은 은행의 여러 지표에 투영된다. 우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 예로 6대 시중은행 합산 세후 당기순이익은 2013년 3조7천억원에서 2023년 11조8천억원으로 3배 남짓 불어났다. 이는 인건비와 점포운영비 등이 포함되는 판매관리비는 13조3천억원에서 15조6천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이자수입은 같은 기간 33조5천억원에서 59조1천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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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의 큰 폭 개선을 이끈 이자수입 증가 배경은 기업금융에 견줘 점포·인력 투입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영업에 어려움이 덜하고 안정적인 이자이익을 창출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



시중은행 합산 주담대 잔액은 2013년 말 248조3441억원에서 2020년 말 420조167억원, 2023년 말 458조531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제조업 부문 기업대출 합산액은 2013년 109조원에서 2019년 120조원으로 11조원 늘었는데, 이 기간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 증가율(30%, 1570조9천억원→2040조6천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3년 말에는 제조업대출액이 159조원으로 꽤 늘었지만, 이는 대부분 코로나 기간에 이뤄진 각종 정책자금 공급에 따른 것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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