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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대통령실 “연휴 혼잡 없어”…‘여야의정 협의체’ 힘 빠진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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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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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연휴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정치권의 의정갈등 해법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오히려 큰 탈 없이 추석 연휴를 넘긴 게 정부 쪽 강경론에 힘을 실어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페이스북에 “일부 우려처럼 우리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구상한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수십 년 동안 개혁의 비용이 두려워 모두가 미룬 결과, 우리 국민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같은 괴로움을 겪게 됐다는 점을 정부는 뼈아프게 자성하고 있다”며 “괴롭더라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고위험 산모를 태운 앰뷸런스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십통씩 전화를 돌렸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의 어린이병원을 찾아 연휴 기간 의료 현장이 정상가동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 지원으로 설 연휴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병·의원이 문을 열었고, 남은 의료진들이 열심히 지원해준 덕분에 (연휴 기간) 큰 혼잡은 없었다”고 자화자찬했다.



곤혹스러워진 건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다. 연휴 기간 의사단체들과 접촉해온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연휴 기간 제가 만난 의료계 의사들도 하나같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고 해결책을 찾기를 원하고 있었다. 정부와 야당도 더 적극적이고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추석 전 협의체 출범’까지 이야기하던 며칠 전에 견줘 다소 힘이 빠진 어투다. 당 지도부에 소속된 한 의원은 “여·야·의·정 협의체는 애초 대통령실에서 ‘이것 좀 해달라’고 해서 시작한 건데 지금은 기류가 달라졌다”며 “정부가 뻣뻣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한 대표 쪽은 어떻게든 의료계 일부의 참여라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전공의들과 직접 소통은 없지만, 그들과 소통하는 단체들과는 만나 대화하고 있다”며 “일단 의료계가 (협의체에) 들어와서 대화를 시작하면 정부도 변할 여지가 있다고 읍소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추석민심 기자간담회’에서 “최소한의 대화 여건이 형성되려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경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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