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4 (금)

‘美힙합거물’ 퍼프대디, 성착취·인신매매 혐의로 기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검찰 “영향력과 사업 제국 활용해 연쇄 학대”

2000년대 초반 ‘퍼프 대디’라는 예명으로 래퍼로 활동했던 미국 힙합계의 거물 숀 디디 콤스(55)가 성매매 혐의 등으로 미 연방 수사당국에 체포돼 구금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콤스가 힙합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여성들에게 굴욕적인 성적 행위를 강요했으며 이는 장기간의 성매매와 인신매매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미국 힙합계의 거물 션 디디 콤스의 2017년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현지 시간) 미 연방검찰이 공개한 콤스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성매매, 강제노동, 납치, 방화,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콤스는 16일 미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체포돼 현재 국토안보부 수사국에 구금된 상태다. 로이터는 “콤스가 공갈, 성매매 알선을 위한 운송 등 3가지 중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종신형, 최소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공소장은 모두 14쪽 분량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콤스는 범행에 레코드 레이블 ‘배드 보이 엔터테인먼트(Bad Boy Entertainment)’를 포함한 자신의 ‘사업 제국’를 총동원했다. 그가 운영하는 음반사, 녹음 스튜디오, 의류브랜드, 주류사업, 마케팅 에이전시, TV네트워크 등이 대부분 이용됐다.

일례로 그는 힙합 프로듀서로서 여성과 남성들을 ‘프릭 오프(Freak Offs)’라고 불리는 성적 퍼포먼스 녹화에 참여하게 했다. 콤스는 이 퍼포먼스를 지켜보면서 음란행위를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2016년 3월 콤스가 호텔을 벗어나려는 여성을 때리고 끌고가는 모습이 호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검찰은 콤스가 이 영상을 없애기 위해 호텔 보안요원에게 뇌물로 현금을 제공했다고 공소장에 담았다. 콤스의 직원들은 당시 객실을 예약했고, 성적 행위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됐다.

콤스는 또 케타민, 엑스터시와 같은 마약 제공이나 고용 및 재정적 지원, 연인 관계를 약속함으로써 여성들을 끌여들였다. 콤스는 이어 피해 여성들이 침묵을 지키도록 성관계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보관했고, 때때로 이를 무기로 피해자들을 위협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공소장에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콤스의 이같은 범행이 최소 16년 동안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적 학대 외에도 주먹질, 발길질, 끌기, 물건 던지기 등의 방식으로 여성을 언어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또 범행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뇌물은 물론 방화, 납치와 같은 폭력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동아일보

9월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도착한 션 디디 콤스의 변호인에게 쏠린 눈. 뉴욕=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콤스는 17일 공소장이 공개된 지 몇 시간 후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로빈 타노프스키 연방판사는 콤스의 보석을 거부하고, 재판가지 계속 구금하게 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승인했다. 타노프스키 연방판사는 보석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이 범죄가 비밀리에 저질러졌다는 점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콤스는 퍼프 대디 등의 예명으로 래퍼로 활동했던 시절 ‘배드 보이 레코드’를 설립해 프로듀서로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R&B 가수 어셔와 페이스 에반스, 래퍼 노토리어스 BIG 등을 스타로 만드는 데 일조한 공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전 여자친구인 R&B 가수 캐시로 알려진 카산드라 벤투라가 수년간 성적, 신체적 확대를 당했다며 콤스를 고소하면서 그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콤스에 대한 당국의 수사 사실은 3월 국토안보부 수사국 요원들이 미 플로리다주 로스앤젤레스(LA)와 마이애미 해변에 있는 그의 자택을 급습하며 알려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수색에서 마약과 오일과 윤활제 1000병, 일련번호가 훼손된 AR-15 소총이 발견됐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