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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6개월 치 비가 하루 만에’…유럽 중·동부 폭우, 사망자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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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7일(현지시각) 홍수 피해를 입은 체코 보후민 지역 항공사진. 보후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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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부와 동부 국가들을 덮친 폭풍 ‘보리스’로 인한 사망자 수가 21명으로 늘어났다는 외신 보도가 17일(현지시각) 나왔다.



이날 로이터 통신 등은 중·동부 유럽 홍수 피해에 따른 사망자는 △루마니아 7명 △폴란드 6명 △오스트리아 5명 △체코 3명 등 최소 21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폭우로 루마니아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유럽 중부와 동부에선 수만명이 대피하고 침수 피해가 속출해 밤샘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체코와 루마니아에선 각각 7명, 1명이 실종됐고, 강둑이 무너지는 등 추가 피해 가능성도 있어 경계를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폭우는 27년 전 체코와 폴란드, 독일을 강타해 100명 이상을 숨지게 하는 등 최악의 피해를 남긴 1997년 홍수와도 비교되고 있다.



특히 체코와 폴란드를 잇는 국경 지역은 지난주 폭우 때문에 수위가 상승해 주말 사이 교량이 무너지고 차와 주택이 파손되며 수많은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난리를 겪었다. 체코 국경 지역인 인구 2만3000명의 크로노프 지역은 전체의 80%가 침수됐다. 체코 예세니크 지역의 경우, 4일간 464㎜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6개월간 내릴 수 있는 비의 양이 한꺼번에 내린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체코는 북동부 지역 6만여 가구의 전기가 끊기고, 오스트라바 지역에선 28만여명이 온수 사용을 못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폴란드 일부 지역에서도 3일간 연평균 강우량의 3분의2 가량이 쏟아져 폴란드 정부는 지난 16일 남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억6000만달러(약 3400억원)를 피해 지원액으로 책정했다. 또한 인구 60만명이 거주하는 브로츠와프 지역의 오데르강 수위가 18일 최대치일 것으로 예상돼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도널드 터스크 폴란드 총리는 유럽연합(EU)에도 10억유로(약 1조4700억원) 규모의 긴급 재정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디비아르에스(DBRS)는 중유럽 전역의 홍수로 인한 손실액은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번에 유럽을 강타한 태풍 보리스 역시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서유럽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한파가 발생해 생긴 찬 공기가 지중해와 북해의 높은 수온과 만나 강한 폭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제트기류의 감소로 북극의 공기가 유럽으로 남하하면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독일은 최근 기록적인 추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공기가 기후 변화로 비정상적으로 따뜻하고 습해진 동부와 남쪽 공기와 충돌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충돌 지점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동-서부 고기압 지대 사이에 갇히게 됐고, 중부 지역에서 역대 가장 따뜻하고 습한 지중해 공기를 끌어들이며 폭풍이 거세진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의 그랜텀 연구소 기후 과학자인 조이스 키무타이는 “중부 유럽의 재앙적인 폭우는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의 (결과로) 예상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최근 사례는) 세계가 폭우에 얼마나 대비를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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