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갈등 새 불씨 되나…이란과 직접 충돌 가능성도
17일(현지시간)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호출기가 폭발한 가운데 레바논 베이루트 아메리칸대학교 베이루트 메디컬 센터(AUBMC)에 구급차가 도착하고 있다. 베이루트/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레바논의 친이란 민병대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소지하고 있던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일제히 폭발해 최소 9명이 죽고 2750명이 다쳤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보고 있어 중동지역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가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남부, 동부 베카밸리, 수보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부상자 가운데 200여 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간대 시리아에서도 폭발이 발생해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모즈타바 아마니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도 폭발로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출기가 폭발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악성코드가 기기의 발열과 폭발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호출기가 헤즈볼라 전투원들에게 전달되기 이전에 개조돼 원격 조종으로 폭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테러 공격을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외무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폭발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 사건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정세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항상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에 대해 성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하마스와의 전투가 시작된 이후 헤즈볼라와도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만약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 충돌하면 중동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