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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전기차 '레트로' 열풍…브랜드 정체성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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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고 단단한 외관 '70년대 디자인' 차용 신차 개발 추진
오랜 역사 가진 브랜드 전통 계승…신생 전기차 업체 '견제'


더팩트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까지 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N 비전 74'의 고성능 전기차 버전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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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 르노, 폭스바겐 등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기차에도 레트로 감성 디자인 콘셉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오랜 브랜드 역사와 정신(헤리티지)을 강조하면서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지점을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전략을 발표하는 '2024 인베스터데이'에서 오는 2030년까지 풀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계획을 소개하며 수소 하이브리드 전기차 'N비전74'의 고성능 전기차 버전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N비전74는 현대차의 움직이는 연구소 '롤링 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현대 포니 쿠페를 재해석한 외관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름의 '74'는 포니 쿠페 컨셉이 공개되었던 1974년을 뜻한다. N비전74는 지난 2022년 영국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인기차량'에 선정됐고, 2023년에는 세계적인 디자인상 'iF 디자인 어워즈'에서 '프로페셔널 콘셉트' 부문 본상을, 미국 산업디자인협회(IDSA)가 주관하는 '2023 IDEA 디자인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대형세단 그랜저의 35주년을 기념한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명 '각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그랜저의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픽셀 디자인 램프와 그릴, 아웃사이드 미러, 몰딩 등의 요소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로 구성했고, 실내에는 터치가 가능한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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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경기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 공개된 KG모빌리티의 'KR10' 클레이 모델. 기존 쌍용자동차의 대표 SUV 모델인 '코란도'를 오마주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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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모빌리티도 과거 '코란도'의 외관을 차용한 'KR10' 콘셉트를 내년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KR10은 지난해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개발 과정 중인 클레이 모델을 공개했다. 코란도의 상징과 같은 원형 전조등과 세로형 그릴을 적극 활용하고, 볼륨감 있는 차체를 계승해 강인한 외관을 완성했다.

르노는 1970년대 인기 해치백 모델이었던 'R17'의 전기차 버전 콘셉트를 공개했다. R17은 르노에서 1970년대에 출시된 패스트백 쿠페로, 이번 콘셉트 모델은 270마력의 후륜구동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기존 원형 전조등과 다르게 얇은 직사각형 조명을 장착해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하면서도, 과거 차량의 각진 실루엣은 그대로 살려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릴도 두 개의 넓은 직사각형 요소로 재설계했고, 작은 해시 마크를 선보여 현대적 느낌을 살렸다.

폭스바겐은 과거 인기 모델이었던 미니버스 'T4'를 재해석한 전기버스 'ID.버즈'를 공개했다. T1은 1949년부터 생산된 차량으로 '포춘 선정 가장 위대한 현대 디자인 100선'에 들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ID.버즈는 최대 7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북미 전용 롱휠베이스(LWB) 모델을 포함해 출시될 예정이며, 85kWh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브랜드들의 과거 디자인 채택은 과거 차량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기존 충성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주면서 고객층이 넓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BYD 같은 신생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브랜드 고유 경험과 헤리티지(정신)를 내세워 차별성을 강조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의 경우 2003년 설립돼 역사가 20여년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기존 자동차 브랜드들은 적게는 50년, 길게는 100년 넘도록 이어온 역사로 인해 축적된 자신들만의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철학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강조해 차별화를 이루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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