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시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온라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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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20대 초반이 훔쳐 온 고가의 명품시계를 사들인 중고물품 매매업체 운영자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문주형·김민상·강영재)는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의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A씨에게 금고 4월에 집행유예 2년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경 운영 중인 중고물품 매매업체에서 손님으로 찾아온 남성 B씨(당시 21세)가 훔쳐 온 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1개를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인 1020만원에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훔쳐온 손목시계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손목시계의 취득 경위, 매도의 동기 및 거래 시세에 적합한 가격을 요구하는 지 등을 잘 살펴야 했다는 취지다. 거래 당시 B씨는 자신과 닮은 C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상세하게 장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1심은 판결에서 “고가의 물건을 20세에 불과한 매도인이 구입·소지하거나 처분한다는 것은 통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려워 직업이 무엇인지, 시계 구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 상세히 확인했어야 했다”며 “‘단순히 현금이 필요하다’는 말만 믿고 추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시계 매도 당시 제품보증서가 없었는데, 피고인은 그 (제품보증서) 분실 경위 등도 자세하게 확인하지 않았다. 과거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받은 전력도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매도인 설명의 사실 여부까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장물 여부를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없고, 피고인이 시계 출처 및 소지 경위 등도 확인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씨는 거래 목적으로 만난 D씨 얼굴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시계를 훔쳐 달아난 뒤 A씨에게 장물을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가 시계를 언제 어디서 샀는지 등을 묻자 “모 카페에서 중고로 1천940만원에 매수했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증서가 없는 점에 대해선 “이사를 해 잃어버렸다”고 대답한 후 보증서를 찍은 사진을 피고인에게 전송했고, 사진 속 보증서의 시리얼 넘버가 일치했다. 보증서 사진은 손목시계의 원래 주인인 D씨가 B씨와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하기로 하고 B씨에게 보내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모르는 피고인으로서는 보증서 사진을 확인한 이상 이를 정상적인 물품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B씨가 매입계약서의 ‘위 물건이 분실 및 도난 물품일 시에는 양도인은 어떠한 법적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부분에 자필로 체크했다는 점 등이 무죄 판단 근거가 됐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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