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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선거와 투표

조국혁신당의 첫 명절…'자강' 발판은 영광군수 재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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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민주당 2중대· 비례정당' 한계 벗어나려 '강소(强小)정당화' 선언

22대 국회 입법 성과 미비…사회권선진국 등 의제도 호응 약해

'정권만 공격한다'는 지적…공동교섭단체 구성도 사실상 어려워

반등위해 '올인' 중인 10·16재보선…영광군수 선거, "해볼만하다" 평가

"대등한 싸움만 해도 상당한 성과…발판삼아 다음 전국선거 준비할 것"

노컷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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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24.25%라는 돌풍을 일으키며 12석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이 첫 명절을 맞이했다. 추석 밥상에 처음 혁신당의 이름을 올리는 만큼 창당 후 6개월간의 행보에 대한 평가 또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창당 후 1개월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정치권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당색이 지나치게 정권퇴진과 검찰개혁에 쏠려 있고, 조국 대표 1인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체 의원이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다음 달 재·보궐 선거에서의 성적표가 향후 추가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전락하느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자강'하겠다며 '강소정당' 선언했지만 부족한 입법성과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하면 혁신당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14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본회의 문턱을 넘어선 법안은 3건으로, 나머지 141건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접수가 이뤄졌거나 심사 중이다. 그나마 3건 중 2건은 이해민 의원이 다른 야당 의원들과 공동으로 대표발의한 김홍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다. 나머지 1건은 황운하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으로 이 또한 대안에 반영되면서 폐기됐다.

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자강(自強)'을 강조하며 '강소정당'화를 선언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과 법무장관을 지낸 조국 대표의 '1인 정당', '더불어민주당 2중대', 비례선거에서만 인기 있던 정당으로 불리는 한계를 극복해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개원 후 3개월여 간 보여준 행보는 '강소정당' 선언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거대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정쟁으로 인해 22대 국회 초반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많지 않았다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렇다. 소속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 처리 결과 성적표도 성적표지만, 행보 자체가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당은 당의 핵심의제로 사회권 선진국, 7공화국 개헌 등의 거대 담론을 던졌지만, 취지에 대한 호평과 달리 원내 호응은 거의 전무(全無)한 상태다. 유의미한 제안이고,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12석 정당이 던져서 정치권의 판을 흔들기에는 버거운 이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김건희·한동훈·검찰에만 쏠린 무게감…공동교섭단체 구성도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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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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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정당, 종합정당으로 불리기에는 현 정부에 대한 공세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 당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으며, 이후 '윤석열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발의예고하거나 발의에 참여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보다 수위가 높은 검찰개혁 4법을 제시, 검찰에 대한 견제에도 크게 힘을 줬다. 민주당으로서는 자신들이 손대기 부담스러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으나, 다소 한 방향으로 치우친 정치행보이기에 전체적 공감을 얻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행보가 소수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섭단체 구성의 문턱을 현행 의석 20석에서 낮추려고 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미 기득권을 가진 거대양당,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동의해주지 않고 있다.

20석을 채우기 위해 다른 야당인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과 손을 잡고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들 야당 간 성향의 차이로 인해 융합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혁신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개혁신당과 진보당이 한 테이블에 앉을 수나 있겠느냐"며 소수야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의원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정당이며, 진보당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반등의 계기로 꼽히는 10·16 재보선…"유의미한 결과로 전국단위 선거 대비하겠다"

원내에서의 지지부진한 성과를 극복할 수 있는 반등의 계기로는 오는 10월 16일 열리는 재·보궐 선거가 꼽히고 있다. 대형 선거가 아닌 전남 권역 내 영광과 곡성 군수, 부산의 금정구청장, 인천의 강화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이다. 하지만 22대 국회 개원 후 첫 재보선이라는 점, 비례정당으로 출발한 혁신당이 부산과 전남 등 3곳의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는 점 등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과 전남은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때문에 혁신당으로서는 이들 지역 선거에서 승리를 하거나,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경우 1년 8개월 후 치러질 지방선거 행보에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어 당력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선거다. 조 대표는 영광과 곡성 모두에 월세방을 구한 상태이며, 다른 의원들도 내려가서 숙소를 꾸리는 등 재보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판세 또한 해볼만 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KBC광주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전남 영광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정당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혁신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6.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0.1%로, 오차범위 이내지만 6.2%p 앞섰다. 진보당 후보 지지율은 19.8%,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3.2%였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남도일보·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0~11일 진행한 영광군수 재선거 여론조사에서도 혁신당 장현 후보가 30.3%를 얻어 29.8%를 얻은 민주당 장세일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나머지 지역은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강화군수는 민주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고, 이에 따라 부산 금정구청장은 혁신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민주당에 제안했지만 아직 이와 뚜렷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두 곳 모두 보수 우세지역인 만큼 야권연대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된다. 전남 곡성군수 선거전에서는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혁신당 박웅두 후보에 크게 우세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혁신당 관계자는 "영광군수 선거에서 승리를 하면 더욱 좋겠지만, 이제 처음 지역 선거에 참여하는 혁신당 입장에서는 대등한 싸움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셈"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거둬 존재감을 나타내고, 이를 발판으로 다음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KBC광주방송과 리서치뷰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며 응답률은 11.1%였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남도일보·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유선 RDD(8%)·휴대전화 가상번호(92%)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p이며 응답률은 20.4%였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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