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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성착취물 실태와 수사

"4년7개월간 성착취물 2만2천여건 접속차단…실효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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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사설망·다크웹으로 접근 가능…"우회 경로까지 차단해야"

연합뉴스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딥페이크 관련 대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딥페이크 관련 대화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제작·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가 횡행하는 가운데 성 착취물을 게시한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줄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경찰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4년 7개월간 경찰한테 넘겨받은 디지털성범죄정보(성 착취물) 2만2천386건을 심의했다.

연도별 심의 건수는 2020년 636건에서 2021년 1천523건, 2022년 4천870건, 작년 1만1천99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심의 건수는 3천365건이다.

심의 결과 방심위는 2만2천109건(98.8%)에 대해 접속차단 조처를 내렸다. 삭제는 11건, 이용해지는 1건이었다.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265건은 사실상 방치됐다.

방심위는 피해자 동의를 받아 심의 대상 정보를 삭제하거나, 이용을 해지하거나,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

문제는 접속차단 조처를 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접속이 차단된 웹사이트여도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접근할 수 있고, 디지털 성범죄 온상으로 꼽히는 다크웹의 경우 자체 프로토콜로 주소를 계속 변경하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작년 발표한 '다크웹 산업 현황 보고서'를 보면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는 다크웹 접속을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다크웹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성 착취물 피해를 줄이려면 이런 우회경로까지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방심위를 통해 성 착취물을 삭제했더라도 피해자는 안심할 수 없다"며 "영상이 언제든 사회에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근원을 뽑아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 못해 삭제, 차단 등의 조처가 안된 데 대해서도 김남희 의원은 "성 착취물의 경우 광범위하게 제작·유포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 동의를 구하지 못하더라도 피해확산을 방지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응급조치 등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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