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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응급실 뺑뺑이' 우리가 막는다…의료공백 속 빛난 '경남 응급의료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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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전국 최초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 가동

119·의료기관 이원화→중증응급환자 신고·이송·병원선정·전원까지 24시간 통합 대응

지금까지 1126명 신속한 병원 이송·전원 도와

노컷뉴스

경상남도 응급의료상황실.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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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1일 밤 김해 구급대로 A(36세·여)씨의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황달 증상과 복수가 확인되는 등 간경화 말기 진단받은 사실을 파악했다. 다수의 대학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치료 도중 사망할 수 있다는 설명과 동의 후 이송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병원 선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은 여러 곳에 환자 상태를 설명한 후 20여 분 만에 창원의 한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조처했다.

#지난 8월 28일 저녁 거제의 한 병원으로 B(16세·남)군이 교통사고를 당해 내원했다. 두 다리 개방성 골절로 왔지만, 치료 중에 폐출혈·기흉 소견으로 정형외과와 흉부외과 협진이 필요한 환자로 판단돼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로 전원 요청이 들어왔다. 상황실은 정형·흉부외과 협진은 의료파업 이전에도 선정이 어려운 사례를 고려해 응급실 상황판과 의료기관 자원 조사서를 토대로 19분 만에 창원의 한 병원에 의뢰해 전원할 수 있었다.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경상남도 응급의료상황실이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 속에 도민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에서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잇따르며 추석 연휴에 응급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의료상황실은 추석 연휴에도 24시간 불을 밝히며 응급환자의 이송 병원 선정과 병원 간 전원 조정을 지원하고 있다.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박완수 경남지사의 민선 8기 공약인 '응급의료상황실'은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응급의료 체계가 과거에 머물러 있고 늘어나고 있는 응급의료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없앨 방안을 마련하라는 박완수 지사의 지시에 따라 구축됐다.

응급의료상황실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 현장 이송부터 병원 선정, 그리고 병원을 옮기는 일까지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책임진다.

119와 의료기관의 협업 체계로 의료 대응을 조정하는 등 응급의료 상황 요원과 소방 인력 등 12명이 팀을 꾸려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응급의료상황실이 문을 열기 전 응급의료 시스템은 이송과 의료기관으로 쪼개져 있었다. 구급대원이 중증 환자를 응급 처치하면서 직접 병원 수용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응급의료상황실은 이런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자 이를 통합해 단일 소통 체계를 갖춰 대응하는 것은 전국 최초다. 상황판에 나타난 병원 수술 가능 여부, 가용 병상, 치료 과목 등을 보고 환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낼 병원을 선정해 구급대원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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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상황실 근무 개요도.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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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 응급의료 취약지가 넓게 분포돼 있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종합병원이 있는 창원·진주·김해·양산 등 4개 시 지역을 제외한 14개 시군이 응급의료 취약지역이어서 1분 1초가 다급한 중증 응급환자의 신속한 병원 이송이 더 절실한 곳이 경남이다.

응급의료상황실은 지금까지 이송 병원 선정 750명, 병원 전원 조정 지원 376명 등 모두 1126명을 지원했다.

전공의 이탈로 의료 상황이 악화한 이후 상황실의 하루 평균 처리 건수는 평소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하루 평균 0.9건이었지만, 의사 집단행동 이후에는 하루 평균 5.6건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이송된 환자 중 중증 응급환자는 152명으로, 심뇌혈관 환자가 117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598명도 질병·외상 등 준응급환자다.

무엇보다 전원 조정 지원 성과가 두드러진다.

전원은 응급실이나 병원 수용 이후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 역량을 갖춘 다른 의료기관 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원 조정 지원 건수는 370건에 달한다. 치료 가능한 적정 병원을 찾아주면서 환자는 적기에 치료받고 응급실의 의료진 부담은 크게 줄었다.

물론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이송·전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1시간을 넘긴 전국의 환자 건수(6~8월)가 지난해보다 38% 증가했지만, 경남은 8%P 낮은 30%를 보인다.

최근에는 도와 응급의료기관, 소방 간 협력 체계를 더 공고히 하고자 질환별 이송과 수용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추석 연휴 동안 환자 의뢰 폭증을 대비하고자 근무 인원을 늘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응급의료상황실은 응급실 과밀화를 막고자 응급실 종합상황판의 병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소방과 공조해 환자 분산 이송 조치를 꼼꼼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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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응급의료상황실.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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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경남형 응급통합플랫폼' 구축에 들어갔다.

통합플랫폼은 모든 응급환자의 발생과 신고, 구급차량 위치, 병원 선정·이송까지 한눈에 파악하고, 응급환자 보호자에게까지 어느 병원으로 이송하는지 문자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경남도 응급의료상황실 관계자는 "1분 1초라도 도민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석 연휴 응급실 이용 수칙 준수에 대해 도민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추석 연휴가 끝나더라도 오는 25일까지를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정하고,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을 가동한다. 도내 응급의료기관 34곳에 '전담 책임관'을 지정해 매일 현장 상황을 점검해 문제가 있다며 즉시 조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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