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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요즘 풀가동"…10년 적자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의 반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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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공장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하며 현지화를 통해 수익률 높은 알짜 공장으로 변신 중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튀르키예 공장은 올해 상반기 119.9%의 가동률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외에서 운영하는 13개 공장 가운데 가장 높은 가동률이다. 이곳에선 올해 상반기에 12만2400대가 생산됐다. 소형 해치백 i10과 i20, 소형SUV 베이온 등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판매될 차량들이다.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이 처음부터 성공한 건 아니다. 현대차 최초의 해외 공장으로 튀르키예 북서부 이즈미트에 1997년 연간 10만 대 생산 규모로 설립됐지만, 튀르키예가 긴 시간 경제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10년 넘게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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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튀르키예 공장은 현대차 1호 해외 공장이다. 1997년 연간 10만 대 생산 규모로 설립됐다.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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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튀르키예 경제가 살아나면서 현대차 공장에도 반전이 찾아왔다. 내수 판매가 증가하자 생산 능력을 두 배 가량인 20만대로 늘렸다. 튀르키예 공장은 지난 해 매출 3조218억원 순이익 1985억원을 기록하며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조5901억원, 순이익 1754억원을 기록했다.

유럽에는 현대차 체코 공장이 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한 곳이다. 현대차의 유럽 공략을 담당하는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체코 공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 체코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5조8551억원, 387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5조5117억원), 순이익(2704억원)과 비교해 각각 6.2%, 43.2%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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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향후 현대차 체코 공장은 유럽 전기차 수출 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친환경차 수요가 높아지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체코 공장이 있다면 기아에는 슬로바키아 공장이 있다. 올해 상반기 슬로바키아 법인의 순이익률은 다른 해외법인 수익률을 압도한다. 기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조3330억원, 순이익은 53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순이익만 120.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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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슬로바키아법인은 기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종속기업으로 질리나에 연간 33만대의 생산 능력을 가진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다. 사진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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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법인에서는 스포티지와 씨드 단 2종만 생산한다. 유럽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을 집중적으로 생산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매출과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진 현대차 중국 공장도 변신 중이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수출 물량 목표를 4만여 대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1만 대 수준에서 약 네 배 늘어난 수치다. 베이징현대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수출 전진기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대 5로 합작 설립한 법인이다. 2016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섰지만, 한반도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022년 연간 판매량이 25만 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9만4300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 공장 물량을 수출용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베이징현대가 생산한 차량은 필리핀, 카자흐스탄 등 주변국뿐 아니라 다양한 신흥 시장으로 수출 중이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는 쏘나타 택시 모델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의 해외 공장은 국내 대비 낮은 인건비와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비 절감까지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현지 공략을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투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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