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3 (목)

친구 2명 데려오면 15만원? "담배만큼 유해"하다는 틱톡 라이트 [팩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국내에서 틱톡 라이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50만 명을 넘기며, 기존 틱톡 메인 앱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격적 보상을 내 건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 라이트’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국내에서 450만명을 넘겼다. 유럽에선 중독성 논란 때문에 보상이 중단되기도 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틱톡 라이트의 8월 기준 MAU는 458만명을 기록했다. 기존 메인 앱인 틱톡(466만 명)과 근접한 수준이다 틱톡 라이트는 틱톡 메인 앱의 경량화 버전이다. 특수 효과·필터 등 고급 편집 기능을 일부 덜어내고, 동영상 시청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선 지난해 12월 출시됐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왜 인기야



틱톡 라이트는 현금 보상을 제공한다. 보통 10~100원 단위 포인트를 제공하는 여타 보상형 플랫폼과 자릿수가 다를 정도로 파격적으로 보상한다. 일명 ‘앱테크’(앱+재테크)로 입소문을 타게 된 이유다.

친구 1명을 초대하면, 기본 3만 원을 준다. 더 많은 친구를 초대할수록 더 많은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기간별 이벤트에 따라 상이하지만, 초대한 친구 2명이 틱톡 라이트에 가입해 출석 미션 등을 잘 수행하면 나에게 15만 원이 주어지는 식이다. 그밖에 출석 확인, 영상 시청 후 ‘좋아요’ 클릭 등 과제를 수행해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모두 현금·상품권 교환이 가능하다.

중앙일보

틱톡 라이트의 현금 보상 프로그램 중 친구 초대 이벤트. 사진 틱톡 라이트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에선 왜 중단됐어



유럽에선 디지털 중독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중단됐다. 틱톡 라이트의 현금 보상이 시청 시간·횟수 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DSA는 플랫폼이 각종 불법·유해 콘텐트, 허위정보 유포를 막지 못하면 연 수익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한 법이다. 당시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 담당 집행위원은 “틱톡 라이트는 담배만큼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다고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사는 별다른 내용 없이 종결됐다. 지난 7월 틱톡이 자발적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영구 중단하기로 밝히면서다. DSA 위반 과징금이 부담스럽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8월 DSA 발효 이후 플랫폼이 시정안을 받아들여 조사를 종결한 첫 사례다. 집행위 측은 “이번 약속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어 위반 시 즉시 DSA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향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 담당 집행위원은 “틱톡 라이트는 담배만큼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다고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 X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틱톡 라이트, 정말 유해할까



유럽에선 보상 프로그램이 중단됐지만 국내에선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유진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중독성을 포함해 유해성을 따져 제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품 혹은 소소한 포인트 수준이 아니라 만 원, 10만 원대 현금을 간단한 미션 수행만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행성 조장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우려가 크다. 틱톡 라이트는 “만 14세 이상부터 가입 가능하며, 포인트 획득 및 교환은 만 19세부터 가능하다”는 규정을 내걸고 있다. 보상 받으려면 성인 인증이 필요하나, 가입에는 별도 인증이 없다. 미성년자가 앱에 접근하는 데엔 별도 제한이 없는 것. 유 교수는 “‘앱테크’ 목적으로 중장년층이 많이 사용한다고 하지만, 틱톡 메인 앱 사용 연령대가 10대인 만큼 기존 틱톡 사용자가 틱톡 라이트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접근이 가능하다면 포인트 교환 등은 부모 명의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움직임은



국내에선 이제야 규제 근거 마련에 들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디지털 플랫폼과 이용자 보호 관련 현황을 분석하는 연구 용역 공모를 시작했다. 틱톡 라이트의 현금 보상이 가져올 중독성 문제를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연내 연구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4일 주요 디지털 기업들과 함께 청소년의 SNS·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을 위한 기업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와 통신 3사 등 국내외 기업이 참석했다. 다만, 틱톡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 팩플 : IT 중독, IT로 맞서는 법

자기 전 알람 설정 위해 머리맡 스마트폰을 잠깐 열어 봤을 뿐인데 유튜브·틱톡발 ‘기습 공격’에 홀린 듯 날밤 새워 본 사람이라면, 하루만이라도 스마트폰 좀 놓고 ‘갓생’ 한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면, 키즈폰 쓰던 자녀가 친구가 놀린다며 일반 스마트폰으로 바꿔 달라고 조른다면. 더중앙플러스 팩플이 IT 중독을 IT로 슬기롭게 극복할 방법을 찾아봤다.

오늘도 숏츠보다 밤샜다? 스마트폰 좀비, 이 앱 깔아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892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