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증시 주가 폭락한 버버리
중국 발 경기 침체에 직격탄
국내서 가격 인하 정책 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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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명품 시장의 열기가 차갑게 식은 가운데 버버리의 부진도 심상찮다. 버버리는 영국 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한 끝에 대표 지수에서 퇴출됐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과거 써왔던 고급화 전략을 깨고 신임 CEO 주도하에 저가 정책을 펴고 있다.
15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런던 증시에서 버버리 주가는 약 70% 가량 폭락했다.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지난 4일 런던 증시 대표 지수인 ‘FTSE 100’에서도 퇴출됐을 정도다.
버버리는 영국 명품 패션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1856년 영국에서 토마스 버버리에 의해 설립된 게 시초다. 비가 많은 날씨에 제격인 ‘개버딘’ 원단의 방수 코트로 유명세를 얻었다. 영국군에도 도입된 끝에 국민 패션이 됐다.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가 “내 버버리를 가져와(Bring my Burberry)”라고 말한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트렌치코트의 대명사 격으로 자리잡았다.
과거 일본에서 한동안 라이센스 생산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특히 중국발 경기 침체 탓에 부진하는 모양새다.
버버리 외에도 세계 명품 시장의 둔화는 심상찮다. 우리나라에서 역시 럭셔리 브랜드들 매출 성장세가 대부분 둔화되거나 꺾인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달아올랐던 명품 시장의 열기가 한풀 식은 셈이다. 상반기에는 글로벌 3대 명품인 이른바 ‘에루샤’ 중 하나로 꼽혔던 샤넬마저도 국내시장에서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과거의 문법을 깨고 ‘가격을 내리는’ 럭셔리 브랜드마저 등장했다. 고가 전략을 펴오던 버버리도 최근 국내 가격을 20% 가량 인하했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나이트 백’ 미디엄 사이즈의 한국 가격은 기존 459만원에서 385만원으로 16% 내려갔다. 같은 디자인의 스몰 사이즈 판매가도 425만원에서 349만원으로 18% 떨어졌다.
명품업계는 버버리의 가격 인하 정책이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내다본다. 버버리가 지난 7월 새 CEO로 선임한 조슈아 슐먼은 과거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를 맡았던 인물이다. 입문 단계의 럭셔리 브랜드를 이끌었던 그를 통해 더 넓은 고객층을 겨냥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하이엔드 럭셔리’로 자리잡으려는 과거의 전략을 수정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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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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