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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하이브-뉴진스, 민희진’ 맞대결 재점화? 뉴진스의 민희진 복귀 요구에 이어 민희진도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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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가 지난 12일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25일까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전격 요구한 가운데, 민 전 대표도 13일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뉴진스와 민 전 대표의 연이은 움직임에 하이브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을 모은다.

민 전 대표 측은 13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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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가 지난 11일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에게 요구했다. 뉴진스 멤버 5명은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뉴진스 맴버 5명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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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민 전 대표를 해임한 뒤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에 민 전 대표 측은 대표이사 해임은 주주 간 계약에 위반되는 것이고 법원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도 반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표이사 해임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을 준비 중이었으나, 11월2일 어도어 사내이사로서의 임기 3년이 만료되기 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사내이사 재선임부터 논의하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즉, 민 전 대표를 어도어 이사로 재선임한 다음에 대표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취지다.

민 전 대표 측은 주주 간 계약에 의해 어도어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서 5년 간의 임기가 보장된다고 재차 주장했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해임한 것은 주주간계약과 대표이사 임기를 보장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위반한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임기가 채 2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하이브는 지속적인 계약위반 행위와 업무방해, 명예훼손과 모욕 등을 멈추고 어도어와 뉴진스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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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가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의 갈등에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희진이 대표로 있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놓아라"라고 하이브 측에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으로 해외팬들이 오가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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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뉴진스도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 복귀를 위해 직접 움직였다. 지난 12일 뉴진스의 멤버 5명은 예고 없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켠 뒤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다.

멤버들은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민지가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하이브가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싸울 의중이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해린은 “그 사람들(하이브 혹은 현 어도어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저는 그 방향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제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는 하이브가 지난 5개월간 민 전 대표와 치열하게 다퉈왔고, 민 전 대표의 해임은 어도어 이사회의 결정인 만큼 멤버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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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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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선은 뉴진스가 언급한 ‘싸움’ 혹은 ‘그 방향을 선택하지 않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연예계에서는 연예인이 소속사에 불만 혹은 요구사항을 전하고, 일정 기간 내에 시정이 되지 않으면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는 게 일반적인 전속계약분쟁 절차였다. 이런 점에 비춰 뉴진스 멤버들이 25일 이후, 즉 2주 뒤에 이런 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평소 민 전 대표를 '엄마'로 따르며 강한 유대감을 보여온 멤버들이 '민희진 대표가 아닌 어도어'와의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이브-민희진 갈등’ 5개월 만에 전면에 등판한 뉴진스 멤버들이 소속사와 ‘헤어질 결심’을 굳힌다면, 4세대 간판 걸그룹이자 ‘빌보드 200’ 1위 가수인 이들의 위상을 고려할 때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소속 가수가 뉴진스뿐인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1103억원에 달했다.

물론 뉴진스 멤버들이 계약서상의 위약금을 내고 자유의 몸이 되는 방법도 있지만, 그 액수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이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뉴진스가 파장이 큰 법적 대응 대신 불합리하다고 느껴온 점을 하나둘 꺼내며 여론전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를 봤을 때 뉴진스는 하이브와 어도어의 현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 같다"며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흐를지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장기간 끌어온 양측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점만큼은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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