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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결국 터질게 터졌다…“이건 충격 넘어 공포” 뇌연구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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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한국뇌연구원 연구실 실험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음.[한국뇌연구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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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연구테러가 또 발생하다니 이젠 동료도 믿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한국뇌연구원에서 같은 수법의 연구테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연구원 동료가 고의로 다른 연구자의 연구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뇌연구원 신경혈관단위체연구그룹 연구실에 누군가 무단으로 침입해 세포배양실에 24시간 공급돼야 하는 이산화탄소 밸브를 잠궈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7월에도 두 차례 이상 같은 사태가 벌어져 실험에 큰 차질을 빚게 됐었다.

뇌 세포의 인지기능 향상을 조절하는 원인 분자를 연구하는 신경혈관다위체연구그룹은 실험용 쥐(마우스) 실험을 통해 얻어진 혈액 세포를 분석해 인지기능 차이, 향상 정도, 기억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실험실은 보안구역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은 통제되고 허가받은 연구진만 출입이 가능하다. 정황상 내부자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본적인 단백질 분석비용은 통상 최소 10만원(1건) 수준이지만 이를 다양한 실험군 형성과 비교를 위해서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동료의 연구를 방해한 연구윤리 위반이며,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업무방해, 재물손괴, 업무상 배임 등 분명한 범죄행위다.

현재 뇌연구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공용공간(출입문, 복도, 공용 회의실 등)에만 CCTV를 설치했지만 연구실은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경찰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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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대구 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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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연구원은 지난번 사건 발생 당시 연구실 물리적 보안을 강화하고 연구운영위원회에서 방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뇌연구원 관계자는 “뇌연구원은 연구책임자(PI)를 중심으로 소규모 랩(Lab)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PI 상호 간의 소통과 교류가 부족한 폐쇄적 조직문화에서 기인했다”면서 “결국 경영진의 안일한 대응과 방치로 인해 동일한 테러 행위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연구원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부설기관이다 보니, 연구비 집행, 관리, 정산 등에서 사각지대에 위치해 있다”며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과기정통부에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 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한국뇌연구원은 “지난번 사건 발생 이후 물리적 보안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운영위원회를 열고 연구책임자들에게 사고 방지를 위해 주의와 당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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