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대책, 가계부채 관리 약발 안 먹혀
40대 거주 목적 갈아타기 수요 지속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07% 올라 지난주(0.0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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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0.21%에서 0.23%, 수도권은 0.14%에서 0.1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경우 지난 8월 둘째주 이후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커진 모양새다.
부동산원은 “최근 대출환경의 변화와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인해 매물 소진속도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내 신축 선호단지 중심으로 신고가 계약 체결되며 전체 상승폭은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긴 하겠지만, 수요를 완전히 틀어막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올해 1월 2632건에 그쳤지만, 지난 6월 7548건에 이어 7월에는 8816건으로 4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0년과 2021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초저금리 여파로 촉발됐던 패닉바잉(공황매수) 현상이 떠오른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시 20, 30대 젊은층이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보고 앞다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동참하면서 전국적으로 매매시장에 불이 붙었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부 앞을 이용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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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지금 사지 않으면 영영 못 살 것 같다”는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계속됐다.
최근의 패닉바잉은 40대가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연령대별 매입자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33.2%로 30대(31.5%) 비중을 넘어섰다. 2022년 8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신혼부부나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받기 어려운 40대가 적극적으로 매수시장에 뛰어든 결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40대들이 거주 목적으로 갈아타기하려는 수요가 아파트값을 끌어올린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어느 정도 작동하긴 하겠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수위가 올라갈수록 되려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됐고, 상당수 시중은행은 1주택자에게도 대출을 제한하면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까지 막고 있다”며 “정작 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데 무조건 수요만 틀어 막으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3년 전처럼 ‘지금이라도 대출 받아서 집 사자’는 분위기가 퍼져 패닉바잉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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