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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한덕수 총리, 故 윤한덕 센터장 모교 찾아... “의료개혁 미룬 대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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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한덕 센터장 모교 찾은 한 총리

“개혁의 고통 버거워 모두가 미룬 끝에,

오늘날 우리가 큰 비용 치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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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전남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5년 전 과로로 사망한 고(故) 윤한덕(1968년생·당시 51세)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추모하며 의료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병원을 나서면서, 문득 5년 전 돌아가신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님에 대해 생각했다”며 “그때 바로 (의료체계 개혁에) 착수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된다”고 밝혔다.

전남대 의대 1호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윤 전 센터장은 2019년 2월4일 설 연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혼자 근무하다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후 근로복지공단 조사 결과 순직 전 3개월간 일주일 평균 121시간 37분을 근무했고, 숨진 주에는 129시간30분을 일했다. 과로 기준은 주 60시간이다.

한 총리는 “고인은 이국종 교수(국군대전병원장)님과 함께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의 기둥으로 불렸다”며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두고 하루 19시간씩 야전군인처럼 일하다가, 5년전 설 연휴에 과로로 돌아가셨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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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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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고인의 유품이 모교인 전남대병원에 전시돼 있다. 메모가 가득한 화이트보드, 쪽잠을 자던 간이침대” 등을 언급하며 “고인이 돌아가신 뒤 ‘당장 의료체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흐지부지 묻혔다”며 “개혁의 고통이 버거워 모두가 미룬 끝에, 오늘 우리가 이런 큰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 상황을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전 센터장은 생전 2017년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의사협회가 한국의 면적당 의사밀도 통계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주장을 담은 포스터를 올리며 “우리나라에 의사 수가 많다는 걸 의사 말고 누가 동의한다고 생각하는 걸까?”라고 주장할 만큼 의료계의 기득권보다 국민의 편익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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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한덕 센터장이 생전 사용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간이침대. 윤한덕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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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는 이날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아 암센터 환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의료진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화순전남대병원 같은 곳이 지역마다 번성하기를 바라며 의료개혁을 결정했다”며 “국민 여러분이 전국 어느 곳에 계시건 훌륭한 치료를 받으실 수 있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의료개혁의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광주·전남 지역 신규 암환자의 약 50%가 이용하는 지역 거점 병원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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