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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화장품株 바닥 다졌다” 외인·기관 러브콜… 물렸던 개미는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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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장품주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부터 중소 화장품 제조사까지 관련 주식들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중이다. 지난여름 화장품 업종 주가가 크게 빠지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인디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및 저가 화장품 관련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9월 1일~12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위 안에 드는 화장품주는 총 3개로 집계됐다. 월별 순매수 20위 안에 화장품 종목이 이름을 올린 건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11위)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조선비즈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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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은 외국인이 110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삼성SDI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7위인 한국콜마는 306억원, 19위인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는 30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20위 밖이긴 하나 외국인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 코스맥스(102억원)와 색조 화장품 ODM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66억원)도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화장품주 주가도 8월 말과 비교해 상승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9월 들어 13일(오전 11시 기준)까지 화장품 섹터는 2.69%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4.18%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5.76% 올랐고, 국내 주요 화장품 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11.67%, 8.33%씩 올랐다.

화장품 기업 주가는 올해 3~6월 수출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잉글우드랩 등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화장품 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고꾸라졌다. 미국발(發) 경기 침체로 화장품 수출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 7~8월 화장품 섹터는 20.98% 하락했다. 주가가 단기간 크게 빠지자 외국인이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화장품 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달 10일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은 화장품 용기 제조기업 펌텍코리아 보유 비중을 6.92%(85만8033주)에서 8.60%(106만6229주)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총매수액은 전날 종가 기준 75억원이다. KB자산운용도 이달 2일 코스메카코리아에 대한 지분을 5.24%에서 5.95%로 0.71%(7만5700주) 늘렸다고 공시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그간 고점에 물려있던 주식을 빠르게 파는 모습이다. 개인은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주요 화장품주 5개(아모레퍼시픽·한국콜마·실리콘투·코스맥스·씨앤씨인터내셔널)를 전날까지 2098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화장품의 글로벌 점유율이 확대되고, 중국 외 시장도 커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중저가 기반의 색조 소비 트렌드로 전환되면서 한국 주도의 색조 화장품 수출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미국향 색조 수출은 작년 업사이클(호황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대형사 제품보다 저가 화장품의 인기가 높은 만큼 관련 ODM 기업과 유통사가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가 화장품은 대부분 ODM이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조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구조조정에 따른 적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59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주도주 중심의 매수가 유리하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이달 화장품 최선호주로 실리콘투,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브이티를 꼽았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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