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서 우크라군 격퇴 시작…“마을 10곳 탈환”
푸틴 “서방, 우크라에 무기제한 해제시 러와 전쟁하는 것”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대피한 민간인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시내에 있는 러시아 적십자로부터 인도주의 및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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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 러시아군이 본토 쿠르스크주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본격적으로 시작, 쿠르스크 영토 중 일부를 탈환했다.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 타격을 허용한다면 이는 서방이 러시아와 전쟁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이틀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했던 쿠르스크 영토 중 마을 10곳을 해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아파나솝카, 뱐호보, 비시뇹카, 빅토롭카, 브네사잡노예, 고르데옙카, 크라스노옥탸브르스코예, 오부홉카, 스나고스트, 데샤티 옥탸브르 등 탈환한 마을 이름을 열거했다.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에서 반격에 나섰다는 소식은 전날 러시아 군 고위 간부와 유명 군사 블로거들이 전한 바 있으나 국방부가 이를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의 압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쿠르스크 지역의 총 10개 마을이 해방됐다”고 말하면서 어느 마을을 되찾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지난달 6일부터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를 공격해 일부를 차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공격으로 약 1300㎢에 걸쳐 쿠르스크의 마을 100곳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의 반격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X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연합 문화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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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의 관련 질문에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AFP, 타스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렇게 된다면 이 분쟁의 본질이 바뀌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에게 가해질 위협에 기반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대응을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서방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참여할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현대 고정밀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능력이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보유하지 않은 위성의 정보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나토, 유럽연합(EU), 미국 위성의 데이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결정이 내려진다면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며 “접 참여는 분쟁의 본질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 인터뷰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무기 사용 관련 제한을 해제하기로 이미 결정했으면서 현재 ‘위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집단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개입 정도를 크게 높일 것”이라며 “물론 러시아는 이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사회 시설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주재 대사들과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회의를 하고 “서방이 이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한 제한 해제를 결정했다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이러한 결정을 대중에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알리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를 공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압박당하고 있고, 앞으로 압박 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으나 지난 5월 이를 일부 완화해 방어 목적의 반격에는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으로 러시아 후방을 타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고, 서방은 이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오는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회동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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