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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딸 부부 수입이 뇌물 될까?…문재인 수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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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혐의 입증 쉽지만은 않을 것…지켜봐야"

검찰 "인적·물적 증거가 흔들리거나 수사 차질 없어"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제공) 2024.9.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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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딸 다혜 씨 태국 이주 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를 연이어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 등으로 받은 2억 3000만 원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보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피의자로 적시한 상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서 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는 검찰에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 씨가 지난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주라고 알려진 태국 저비용 항공사다.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 씨는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이 된 지 넉 달이 지난 시점인 2018년 7월에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일정 수입이 없던 다혜 씨 부부에게 문 전 대통령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다가 서 씨 취업 이후 중단한 것이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위였던 서 씨가 항공사로부터 받은 급여와 이주비 등이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이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당초 전주지검은 문 전 대통령과 딸 다혜 씨 부부를 '경제공동체'로 보고 '제3자 뇌물' 혐의 적용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뇌물' 혐의 적용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죄 성립의 핵심 쟁점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여부이다.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죄가 성립된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먼저 서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이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에 대한 대가로 이뤄졌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이후 서 씨의 취업이 과연 문 대통령의 경제적인 이득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뇌물로 볼 수 있는지도 증명해야 한다.

법조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항공사 채용이) 이뤄진 과정에서 직위를 이용한 어떠한 청탁이 있었고, 그로 인해 경제적인 이득을 봤다는 것이 확인되면야 뇌물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검찰이 뇌물로 판단한 부분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지켜볼 부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입증이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딸 다혜 씨가 이미 결혼했고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 씨는 항공사 이직 전에 게임 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단순히 생활비를 지원하다가 이직 후에 (지원을) 끊은 것은 벌이 수단이 생겼으니 당연히 지원을 끊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단순히 생활비를 주고 안 주고는 개인의 사정이고, (검찰이) 이를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법조인은 "자식이 못살면 부모가 도와주는 건 당연하고, 그러다가 어느 날 취직했다고 도와주지 않는 것도 상식적으로 당연하지 않냐?"며 "수사는 시간적·인적 한계가 있는 업무다. 3년 넘는 시간에 많은 사람을 상대로 수사를 했지만, 뚜렷한 결과가 없는 것은 무언가 어려운 점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 관계자는 "수사에 차질이 있거나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는 입장도 있던데 제기된 의혹들에 관해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확인했던 인적·물적 증거가 흔들린다거나 수사에 차질이 있다고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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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주지검은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문 정부 시절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

조현옥 전 인사수석은 이미 피의자(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서 씨가 2020년 4월까지 재직하며 받은 월 800만 원의 급여와 태국 이주비, 주거비 등 2억 2300만 원을 뇌물로 보고 이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서 씨를 소환조사 했던 검찰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다혜씨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서 씨 특혜 채용 의혹은 지난 2020년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처음 제기했다. 이후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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