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토 국가들이 군사 분쟁에 직접 관여할지를 결정하는 문제"
서방이 무기제한 해제하면 "적절한 결정 내릴 수밖에 없어"…위협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연합문화포럼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09.1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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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무기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도록 무기 제한을 해제할 경우, 서방이 러시아와 직접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 동안 동맹국들에 미국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영국의 스톰 섀도우 등을 러시아 영토에 발사해 러시아의 공격 능력을 제한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촉구해 왔다.
앞서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250㎞ 이상의 장거리미사일을 제공하며 자국 방어 목적에 한해서만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했다.
푸틴은 이런 움직임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공급하는 국가들을 전쟁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 위성 표적 데이터 및 미사일 경로 프로그래밍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이 수행해야 한다. 자체 기술 및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런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나토 국가들이 군사 분쟁에 직접 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내려지면 나토 국가·미국 및 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며 "직접적 참여는 분쟁의 본질 자체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이 경우 러시아는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내릴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최근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핵 교리(nuclear doctrine)'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내 매파적 외교 정책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지지하는 국가에 대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러시아는 중국과 대규모 해상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주요 원자재 수출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래 영토의 18% 이상을 장악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초, 국경을 넘어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점령 중이다. 러시아는 이 지역 주민 15만 명을 대피시키고 자국군이 이틀 만에 정착촌 10곳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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