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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젠슨 황 “TSMC외 다른 업체 쓸수도” 삼성 파운드리 위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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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수요 너무 많아 확보경쟁 치열

기술 자체 개발중, 주문 전환 가능”

새로운 업체와 협력 가능성 내비쳐

발언뒤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 올라

동아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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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면 언제든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최대 인공지능(AI) 칩 설계업체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TSMC가 아닌 다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도 칩 생산을 맡길 수 있다고 시사해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미세 공정이 필수인 AI 칩 생산에 있어 TSMC의 대안은 사실상 삼성전자뿐이어서 삼성 파운드리가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황 CEO는 1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테크 콘퍼런스 중 “우리는 TSMC가 (칩 생산에 있어) 동종 업계 최고이기 때문에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엔비디아는 기술 대부분을 자체 개발하고 있어 다른 공급업체로 주문을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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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현재 주류 제품인 ‘호퍼’ 시리즈와 차기작 ‘블랙웰’ 생산을 모두 TSMC에 맡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62%, 삼성전자 13%다.

반도체 업계는 황 CEO가 TSMC가 아닌 새로운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친 배경에 공급망 다변화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칩 수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황 CEO는 이날 AI 칩 시장과 관련해 “수요가 너무 많다”며 “제한된 공급으로 (AI 칩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일부 기업은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파운드리 분야 ‘슈퍼 을’로 불리며 갈수록 지위가 높아지는데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의존도를 키우는 게 부담”이라며 “삼성전자 등 선택지를 다변화하는 게 엔비디아의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도 유리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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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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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시리즈는 TSMC의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SMC를 제외하고 선단공정으로 분류되는 5나노 이하에서 외부 고객사 수주를 받아 양산하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4나노 공정은 수율(정상품 비중)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3나노는 계속해서 개선 중인 상태다. 삼성전자는 7월 2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3나노 1세대 공정은 성숙 단계에 도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황 CEO는 다만 이날 파운드리 공급망 변화가 “칩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며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한편 “AI 수요가 너무 많다”는 황 CEO의 발언은 최근 투자시장에서 불거지는 ‘AI 거품론’을 일부 불식시키며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을 이끌었다. 황 CEO는 특히 블랙웰의 인기가 크다면서 “4분기(10∼12월) 출하하고 내년부터 (본격)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8.15%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각각 2.16%, 7.38% 상승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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