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산리의 냉천이 불어나면서 바로 옆 식당 건물 바닥과 마당이 유실된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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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속에서 하천 복구 작업을 하던 60대 일용직 노동자가 물살에 휩쓸려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작업중단 등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12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4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대화천변에서 작업자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물에 빠진 ㄱ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약 50분만인 오후 4시45분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7시20분께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부 등의 설명에 따르면, ㄱ씨는 대화천 호안의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일용직 노동자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비가 내리는 탓에 작업을 중단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의 물 깊이는 성인 무릎 높이 수준이지만, ㄱ씨가 하천변 경사를 오르다 넘어지면서 물살이 휩쓸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현장은 경상북도가 발주한 ‘대화천 재해복구 사업’이 한창인 곳으로, 전면책임감리제를 도입한 곳이다. 2022년 9월6일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시 장기면 정천리에서 학계리까지 길이 6.7㎞ 구간을 복구하는 사업으로, 국·도비 351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23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준공 목표는 내년 12월5일로, 현재 공정률은 55% 수준이다.
지난 6월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태풍 힌남노 재해복구사업’ 모습. 배현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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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는 비가 내리는 현장 상황을 고려해 작업 중단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으나, 작업 중단 지시가 이뤄진 시각과 실제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철수한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이에 대해 현장 판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종합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씨를 고용한 토목건설업체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만큼, 이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포항남부경찰서도 도 현장 관리자와 작업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경상북도는 “현장에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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