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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날씨 이어 대선 결과도 예측…美서 '베팅 합법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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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팅 플랫폼 업체 '칼시'

美의회 다수당 예측 상품 놓고 규제당국에 승소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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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천국' 라스베이거스조차 금지하는 '선거 베팅'이 미국에서 합법화될 조짐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합법적인 도박의 영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이 선거 결과에 합법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길을 법원이 열어 줄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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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팅 플랫폼 '칼시' [사진출처=칼시 웹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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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미국의 베팅 플랫폼 '칼시'와 규제당국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소송에서 비롯됐다. 칼시는 날씨부터 금리 방향, 슈퍼볼 우승팀, 스위프트 차기 앨범 발매 시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미래 사건에 대해 베팅할 수 있는 파생상품 계약을 제공하는 업체다.

CFTC는 지난해 9월 칼시가 미국 상·하원을 차지할 다수당을 예측하는 상품을 내놓으려 하자 이를 공익에 반하는 불법 도박으로 간주하며 금지했다. 이에 칼시는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며 CFTC를 제소했고, 사건을 맡은 워싱턴 D.C. 연방 법원의 지아 M. 콥 판사는 지난주 칼시의 손을 들어줬다.

타렉 만수르 칼시 공동 창립자는 "미국에서 선거 예측 시장이 100년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며 판결에 환호했다. 반면 CFTC는 "패소 소식을 접했는데도 어떠한 설명이나 구체적인 판결 근거를 듣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라며 "선거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기에 칼시가 상장하려는 계약은 선거 공정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해치고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에선 선거 결과 베팅 합법화를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히 대립하는 모습이다. 찬성 측은 칼시와 같은 미국 베팅 플랫폼들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도록 두는 게 외국 베팅 사이트에 우회 접속하는 것보다 사용자들에게 더 안전하며, 또 정치학자들에게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 측은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이 횡행해 선거가 상업화되고 근본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P통신은 "이미 도박꾼들은 외국 웹사이트를 통해 선거 결과 베팅을 하고 있고, 선거 베팅이 유럽에선 이미 널리 퍼져 있는 관행"이라며 "미국의 주요 스포츠 토토 업체들 몇몇은 미국 대선 결과 베팅이 합법화되면 당장에라도 시스템을 구축할 기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칼시의 경우 이달 내로 상·하원 다수당 예측 상품을 상장하는 것을 추진 중이지만, 법원이 CFTC의 처분 유예 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22일까지는 제동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탈중앙화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에선 오는 11월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될지를 두고 가상화폐 보유자들의 베팅이 한창이다. 이날 오전 10시 55분(한국 시각) 현재 미국 대선 결과 베팅에 몰린 금액은 약 8억8500만달러에 육박한다. 해당 플랫폼에 따르면 도박사들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각각 50% 동률로 보고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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