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 의장은 의정 갈등 해소에 집중하기 위해 특검법 처리를 추석 이후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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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려던 쟁점 법안의 추석 전 처리를 막아섰다. 다만 우 의장이 여야 협의를 주문했음에도 합의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19일 본회의 처리는 진행될 전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은 전날(1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집중하자"며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우 의장이 언급한 쟁점 법안은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 등 3건이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들을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2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우 의장이 여야의 대치 국면에 중재안을 내놓으며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정쟁으로, 지역화폐법은 국가채무 급증 우려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우 의장이 제시한 19일 본회의 개의도 '여야가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정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민주당은 3개의 법안 처리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대 최우선 처리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은 여론의 지지가 우세하다고 여기며,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맞불을 놓는 성격도 있다. 지역화폐법 또한 이 대표의 대표 공약이자 브랜드로 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한편 법사위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는 또다시 논란이 발생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막말을 주고받았고,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열린 안건조정위원회는 30여분 만에 종결되며 '졸속 처리'라는 얘기도 나왔다.
특검법 토론 과정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을 향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고, 이것을 어겨서 감옥을 간 사람도 있다"며 "그러니 발언을 신중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정 위원장의 '감옥' 발언을 지적하며 "제 정신이냐"라고 쏘아붙였고, 정 위원장은 "제 정신이다"라고 맞받았다.
이후 국민의힘 요청으로 안조위가 구성돼 이견 조정 과정이 진행됐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법에 의거해 최연장자인 제가 법사위 안조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오늘 두 특검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두 개의 특검법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데 대해 국민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결국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 쟁점 법안들이 1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 의장은 "2건의 특검법안과 관련해 그동안 여러 단위에서 조사와 수사가 있었거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 의문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도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은) 가능하면 19일에 처리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서이원 기자 (iwonseo96@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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