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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트럼프 “토론 조작돼… 3 대 1로 싸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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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질문 미리 파악한듯” 조작설 주장

진행자 편파성도 문제 삼아… 시장에선 박한 평가

조선일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2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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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전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한 TV토론에 대해 “내 생애 최고의 토론 중 하나였다”며 “특히 3대1로 싸우고 있어서 더 그랬다”고 했다. 토론 당시 ABC 측 진행자인 데이미드 뮤어·린지 데이브스는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트럼프의 거짓발언을 바로 잡았는데 ‘편파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트럼프는 “상대(해리스)가 질문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듯한 조작된 토론이었다”고도 했다. 공화당에서도 언론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어떤 쇼에도 출연하지 않고 인터뷰도 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얘기하지 않는다” “대중은 자신이 어떤 후보를 가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후보를 계승한 해리스가 CNN 외에 언론 인터뷰에 출연하지 않았고, 기자회견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는 “솔직히 어제 해리스가 말하는 것을 봤는데 끔찍하게 질문에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며 “사람들은 아마도 정답을 알고 있는 것 같은 누군가와의 조작된 쇼를 지켜봤다”고 했다.

전날 ABC가 주최한 토론은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 사전에 질문을 제공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지만,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토론이 조작됐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트럼프는 별다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트럼프는 “나는 좋은 토론가라는 말을 들었다”며 “좋은 토론 중 하나였으며 어쩌면 내 최고의 토론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는 두 진행자의 편파성을 문제 삼으며 “마치 3 대 1로 싸우는 것 같았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해리스 측이 두 번째 토론을 제안한 것을 놓고는 “내가 2차 토론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날 토론회가 끝난 직후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가 10월 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주 중 한 곳을 정해 추가 토론을 하는 일정을 양측에 제시한 상태다.

한편 트럼프의 이런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베팅사이트에선 판돈이 해리스 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해리스에 걸린 자금은 한때 50%로 토론 전(46%)에 비해 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는 52%에서 49%까지 3% 포인트가 빠졌다. 친(親)트럼프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토론 당일부터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트루스 소셜 모기업인 ‘TMTG’는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0.47% 하락한 주당 16.6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정치와 사업을 항상 지배해 성공한 사람이지만 적어도 어젯밤만큼은 그러지 못했다”며 “알파 메일(alpha male·무리 가운데 가장 높은 계급과 서열을 가진 개체)인 트럼프가 자신을 상대할 계획을 가진 알파 피메일(해리스) 앞에서 시들해졌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부진한 모습에 실망하고 있으며 일부는 언론을 탓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해리스는 어떻게 하면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나는 슬플 뿐”이라고 했다. 공화당 원로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해리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토로하며 “고함과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3 대 1의 대결이었다”며 “진행자들은 트럼프에 계속해서 팩트체크를 한 반면 해리스에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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