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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이한우의 간신열전] [251] 다문궐의(多聞闕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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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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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 한덕수 총리의 ‘사이다’ 반박이 자주 올라온다. 찾아서 전후 맥락을 듣다보면 야당 의원들 질문 수준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대부분 반박할 가치도 없는 것들이다. 화면 중 하나에는 한 총리가 실제로 반박할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있었다. 사실 총리가 국회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을 수 있다. 시원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국회에서 총리나 장관들은 살짝 매 맞는 듯한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인데 사사건건 논쟁을 벌이는 것은 조금 과하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절대다수를 차지한 야당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계를 넘어도 한참이나 넘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이런 한 총리나 김문수 고용부장관의 정면 반박이 많은 이들에게 시원함을 넘어 통쾌감을 안겨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뜬금없이 ‘계엄령’ 운운하는 야당 대표나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으면 국민 다수는 저런 헛소리할 시간에 시급한 민생 사안을 두고 토론이나 논쟁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원래 괴담을 많이 만들어온 정당이라 어지간한 이슈 제기에는 둔감해져 있지만 ‘계엄령’ 운운은 정말로 저 사람들이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저런 사람들은 정신병원에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다. 공자가 말했다.

“많이 듣고 그중에서 의심스러운 것은 제쳐두고[多聞闕疑] 그 남은 것들에 대해서만 조심해서 말하라.”

그래서 ‘논어’에는 하이(何以)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무엇으로써’인데 좀 풀어서 말하면 ‘무엇을 근거로’라는 말이다. 짧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반드시 그 근거를 제시하면서 하라는 뜻이다. 일반인도 하이(何以) 없이 말을 하면 얼마 안 가서 배척당하는데 하물며 국정을 책임진다는 의원들이야 어찌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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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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