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피폭 피해를 입은 삼성전자 노동자 이용규씨가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주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박채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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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도중 방사선 피폭 피해로 3도 화상을 입은 삼성전자 노동자와 노조가 고용노동부에 삼성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피폭 피해를 부상이 아닌 질병으로 축소하고 있으며 근로복지공단도 사측에 면죄부를 주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피폭 피해를 질병으로 규정해 중대재해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드러났다”며 “노동부는 삼성 눈치 그만 보고 피폭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법을 적용하라”고 했다.
지난 5월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선 노동자 2명이 각각 기준치 188배·56배를 초과하는 고선량 방사선에 피폭됐다. 작업 중 방사선 차단 장치인 인터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탓이다. 이들은 현재까지 완치하지 못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들의 피해가 ‘질병에 해당해 중대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노동부에 전달했다.
피폭 피해 노동자 이용규씨는 “저는 3도 화상을 진단받았고 3년 이상의 치료 소견을 받았다. 화상 부상이라고 말하지 화상 질병이라고 하지 않지 않냐”며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현 사고는 명확한 부상”이라고 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재해로 규정된다. 이번 피폭 사고는 명백한 중대재해”라며 “이를 질병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행태”라고 했다.
중대재해법에선 사망자 1명 이상·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등을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한다. 노조와 피해자 측은 사측이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질병으로 처리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본다. 부상자와 달리 질병자는 3명 이상이어야 중대재해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씨가 ‘업무상 사고’로 산재보험을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신청과 달리 ‘업무상 질병’으로 처리한 것도 지적됐다. 전삼노는 “공단이 질병으로 처리한 것은 노동자의 피해를 경시하고 삼성에 면죄부를 주는 부당한 결정”이라며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분명히 방사선 화상 피해에 대해 손상, 부상이라는 소견을 냈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판단, 복수의 법무법인 자문과 중대재해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등 법 해석을 바탕으로 이번 피해를 질병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재해 발생 원인과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방사선 피폭 피해를 입은 삼성전자 노동자 이용규씨가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들에게 부상당한 손을 보이고 있다. 박채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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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economy/industry-trade/article/202408161109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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