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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인도 사세요” 상품 러시… “불마켓 잠시 멈출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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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인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를 잇따라 내놨다. ‘넥스트 차이나(중국 다음)’, ‘비욘드 차이나(중국 너머)’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인도 증시로 투자금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인도 주식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후 강세장을 달렸다. 인도증권거래소(NSE) 상장 우량주 50개로 구성된 니프티50 지수는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15%가량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바닥을 찍었던 2020년 3월 이후로는 200% 넘게 상승했다. 다만 앞으로 강세장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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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9월 9일까지 인도 Nifty 50 지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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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니프티50 지수, 소비재 업종 투자 ETF 잇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일 인도 성장 업종에 투자하는 ETF 2종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하나는 가전·자동차·헬스케어 등 자유소비재 업종 15개 기업에 투자하는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 ETF, 또 하나는 인도 상위 5대 그룹(타타·릴라이언스·아다니·L&T·바자즈)과 그 계열사들 15~20개에 투자하는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 ETF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 사례를 분석해 인도 성장 업종인 자유소비재와 인프라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6일 니프티50 지수에 투자하는 ‘KB스타 인도 Nifty50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인덱스 펀드로 액티브 펀드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인도 대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니프티50 지수를 따라가는 ETF 상품은 있었지만 니프티50 인덱스 펀드는 처음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ifty50 지수는 금융 업종 비중이 33% 이상으로 가장 높아 금융주 쏠림이 크다는 평도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점유율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각각 니프티50 지수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특정 기업과 업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5월 출시한 ‘KODEX 인도타타그룹’ ETF는 9일 기준 순자산 총액이 696억 원 수준이다.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 산하 10개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상장 후 누적 수익률은 8%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타타그룹은 ‘인도의 삼성’으로 인도의 3대 고성장 산업인 소비재, IT, 인프라 업종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달 인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를 내놨다. 7월 순자산 2000억 원을 돌파했다가, 현재(9일) 1828억 원 수준으로 다소 줄었다. 상장 후 수익률은 10% 수준이다. 이 ETF는 인도의 대표 소비재 기업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한다. 인도는 GDP 내 민간소비지출 비중이 60%를 넘는 소비 주도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자동차 업종의 타타자동차·마한드라그룹·마루티스즈키, 보석 브랜드 타이탄컴퍼니, 식품 기업 네슬레 인디아, 오토바이 제조사 바자즈오토, 인도판 배달의민족 조마토, 생활용품 기업 힌두스탄 유니레버 등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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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이 아이를 갖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자 바라나시의 우물(Lolark Kund well)에 발을 담그기 위해 모여 있다.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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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도 주식 펀드로 1조 몰렸지만, 증시는 당분간 주춤할 수도

인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설정된 인도 주식 펀드로도 투자금이 몰렸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6일까지 국내에서 인도 주식 펀드 32개로 1조 원가량 자금이 순유입(유입액이 유출액보다 많은 것)됐다. 최근 한 달간 순유입은 670억 원 규모다. 다만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에 달하는 것에 비해, 최근 한 달 수익률은 마이너스 1%로 전환했다.

해외 금융투자업계에선 인도 증시가 당분간 주춤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왔다. JP모건은 9일 낸 ‘무엇이 인도 주식을 장기적으로 더 높이 밀어 올릴 수 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몇 달간 인도 증시로 외국인 투자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5~6월 평균 포트폴리오 순유입은 17억 달러로, 1분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라지브 바트라 JP모건 아태(일본·중국 제외) 에쿼티스트래티지 헤드는 “폭염과 홍수로 수요에 영향이 있었고, 지난 분기 실적과 성장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는 지난 3년간 본 상황과 다르다”고 했다. 2021년부터 봐왔던 강세 트렌드가 계속되기보다는 증시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도 주식시장이 최소 당분간은 쉬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프티50 지수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바닥이었던 2020년 3월 이후로 200% 넘게 상승했다. 인도 증시 호황은 경제 고성장에 기반했다. 인도 경제 성장률은 2023~2024 회계연도에 8.1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모두 인도의 2024~2025 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7.0%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보다는 다소 높아진 것이다. 민간 소비와 투자가 뒷받침될 것으로 봤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기 정부 출범 후 재정 확대 정책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현재 세계 5위 수준인 인도 경제 규모가 2027년 3위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경제 성장의 핵심은 제조업과 수출이다. 2030년까지 물품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선 다각화와 글로벌 밸류체인으로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IT, 비즈니스 서비스, 제약 분야에 가진 강점을 넘어서, 섬유, 의류, 신발, 전자제품, 녹색기술 제품 등 분야로 확장하며 수출군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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