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서도 여야 계엄 논쟁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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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권한을 강화하고 국회의원 석방 근거를 명시하는 계엄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 정책위원회는 계엄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방위원회와 함께 최근 계엄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엔 국회의원이 계엄 상황에서 체포 또는 구금되더라도 석방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현행법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과 관련해 ‘계엄 시행 중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선 국회의원이 현행범일 경우엔 체포·구금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주당은 또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이 바로 계엄을 해제하도록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국회 본회의 일정이 공고되면 체포·구금된 국회의원을 석방하도록 하고,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더라도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거나 발부받지 못하면 석방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엄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 계엄 해제 요구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법안을 발의할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최근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일제히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정부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제보가 있다”고 밝힐 뿐, 구체적인 제보 내용과 증거 확보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JTBC에서 계엄론을 꺼낸 이유에 대해 “경고하고 예방해야 될 상황이 됐다고 봐서 꺼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공식적으로 8번이나 한 반국가 세력 발언이야말로 논리적 밑밥”이라고 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계엄) 무산”이라며 “(계엄은 없다는 대통령실의 말이)정말 진심이면 그에 상응하는 보장 조치를 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다. 임종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정권 초기부터 탄핵을 언급하며 협박해왔다”며 “급기야는 계엄을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황당무계한 정치 선동이자 극단적인 망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동의한다”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김 차관은 “지금 계엄 논의하는게 망상 아닌가”라며 “고도의 정치적 선동”이라고 맞받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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