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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독도의날’ 국가기념일 온도차… 韓총리 “분쟁지로 보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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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둘째 날… 외교·안보정책 공방

민주 김준혁 10월25일 지정안 발의

韓총리 “열등한 외교정책” 신중론

윤상현 “尹, DJ 정신 계승”… 野 야유

野 “한·일 협력에 정보 노출” 비판

국방·외교장관 불참에 한때 파행

野 “尹처럼 국무위원도 국회 무시”

與 “野, 국제회의 참석 승인해놓고”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윤석열정부 대일외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권 일각이 추진 중인 ‘독도의 날’ 기념일과 관련, 입장차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른바 ‘중일마(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라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발언 공방도 오갔다. 시작부터 국방·외교 장관 불참 통보에 삐거덕거린 이날 대정부질문은 늦더라도 실시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가까스로 진행됐다. 다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대정부질문 불참 의사를 밝혀 향후 변수도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세계일보

김용현 국방부 장관(왼쪽), 조태열 외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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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날 기념일, 열등한 외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독도의날 국가기념일화 입장을 묻자 “굉장히 열등한 외교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독도의날 국가기념일화 관련 법률은 민주당 김준혁 의원이 6일 발의했다. 한 총리는 “독도는 우리가 완전히 실효적으로 지배 중”이라며 “외교적으로 이야기하면 독도를 분쟁지역처럼 보이게 한다”고 답했다. 또 한 총리는 “정쟁화 의도가 없다면 이렇게 사실을 왜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독도의날 국가기념일화는 문재인정부도 반대한 바 있다.

윤 의원이 “윤석열정부 결단으로 한·일관계가 복원됐다. 김대중 정신을 계승했다”고 말하자 야권 의원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대신과 만나 한·일 간 교류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채택했다. 한 총리는 “제가 그때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본에 갔다”며 “일본 문화 개방 당시, 우리 문화가 일본에 종속된다고 걱정했지만 지금은 한류가 총리 부인을 매료시킬 정도로 발전됐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은 우리가 피해자지만 화해 손길을 내밀자고 했던 것”이라고 하자 야권 의원석에서는 “아베, 기시다가 제대로 사과했나”,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고 어느 나라 총리인가”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김 차장의 ‘중일마’ 발언 공방도 오갔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 질의에 한 총리는 “일본이 강제적으로 사과하게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미래를 보고 한·일관계를 더 발전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면을 건의하겠냐는 정 의원 질의에 한 총리는 “옳은 일이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데 이 일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대화 나누는 한 총리·조태열 외교장관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조 장관의 출석 문제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한 차례 파행을 빚었고, 당초 계획보다 5시간 늦은 시각에 개최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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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계엄설’ 두고 “답할 가치 없어”

민주당 지도부가 불 지핀 ‘계엄설’에 대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답했다. 김 차관은 “현재 이 시점에서 계엄 주장은 군을 정치에 개입시키고 악용하려는 부적절한 정치 선동”이라며 “군 장병 사기가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라고 말했다. 임 의원이 “황당무계한 정치선동이자 극단적 망상이라 생각된다”고 말하자 김 차관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일 양국 간 안보협력을 두고 ‘일본만 좋은 일을 시켜준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일본이 우리 군이 수집한 북한 미사일 경계 데이터를 받는 반면, 우리는 일본 해상 자위대의 해저 음향탐지 수집 정보는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잠수함 위치만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서로 비밀을 지키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이용한다”며 “청와대 전략비서관까지 하신 분이 너무 오버를 하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일본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홋카이도 사이 영상 정보와 오키나와와 대만에 이어지는 해상 실시간 정보를 우리 군에게 주는가”라며 “일본으로부터 쓸 만한 것을 무엇을 받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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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가 10일 입수한 외교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차관 대리 참석 양해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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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불출석 두고 與野 공방

김용현 국방·조태열 외교 장관 불참 소식에 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국회 무시 사태’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두 장관이 전날 개막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참석 등의 정당한 불출석 사유서를 이미 제출했고, 여야 승인도 얻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공방 끝에 조 장관이 오후 7시, 김 장관이 오후 9시에 대정부질문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해 파행은 막았다. 12일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은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문체부 장관도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국회를 무시하면서 불출석을 고집할 경우, 이에 따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최우석·김현우·김병관·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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