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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이슈 인공지능 윤리 논쟁

[테크인트렌드] 글로벌 '뜨거운 감자' AI 교과서...윤리 문제는 여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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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정규 교육에 AI 기술 활용 분주...교과서 도입은 한국이 선두

AI, 개인 맞춤 학습 경로 제시로 능률 높이지만 사고·창의력 저하 우려

글로벌 학계, AI 잠재력 크지만 교육자·학생 윤리적 문제 고려해야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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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초·중·고 정규 교육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도입 여부에 대한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AI로 인한 학습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학생의 인지 발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AI 패권을 노리는 글로벌 국가들도 정규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들 국가 역시 AI를 정규 교육 과정에 도입하는 데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AI 특성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윤리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교과서가 학생 약점 잡아내고 1:1 맞춤 교육자로

AI 교과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학습 자료와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디지털 교과서를 의미한다. 전통적인 종이 교과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AI 기술이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점이다.

AI 교과의 세부별 특징은 크게 △개인 맞춤형 학습 △실시간 피드백 △상호작용 콘텐츠 △개인 데이터 분석 △접근성 등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AI 교과서는 학생의 학습 스타일과 속도에 맞춰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기 수준에 맞는 자료를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또 문제를 풀 때는 AI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학습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다. 등장하는 예시들이 책을 찍어내는 동시에 고정되는 전통 교과서와 달리 AI 교과서는 비디오·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상호작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학생의 학습 흥미를 유도하고 이해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AI 교과서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자료를 추천한다. 이는 AI 교과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대목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AI 교과서는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되는 디지털 교과서로,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 가능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AI에 대한 이해는 미래 직업 선택에 있어 필수 요소로 지목된다. 학생의 학습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장점 외에도 각 국가에서 AI 교과서를 도입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다.
韓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선두...美·日도 논의 활발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 AI 강국을 노리는 대다수 국가가 AI 기술을 정규과정에 접목하려고 시도한다.

우선 국내에서는 AI 교과서를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국어(특수교육 대상자) 과목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AI 교과서를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이 기본적인 개념은 AI 교과서의 수준별 지원을 통해 학습한다. 이어 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 설계 전문가인 교사가 설계한 토론·협력·프로젝트 학습 등을 진행한다. 교육부는 창의성·인성·협업 능력 등 학생의 핵심 미래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이미 AI 교과서를 사용하기 위한 학교 교실의 디지털 인프라도 충분히 갖췄다. 교육부는 지난 7월 학교의 교실 내 기가급 무선망을 100% 구축했으며, 2025년 AI 교과서 적용 학년(초3·4, 중1, 고1)부터 1인 1 디지털 기기를 보급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교육 과정에 교과서로 한정 짓지 않고 AI 기술 전체를 어떻게 접목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AI 기술을 정규 교육 과정에 언제 어떻게 도입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지만,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미 주(州)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여러 주에서 AI 기술을 교육 과정에 통합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미 테네시주에서는 고등교육 공공기관의 관리위원회에 AI 관련 규칙을 공포하고, 지방 교육위원회와 공립 헌장 학교에는 학생·교사·교수진과 직원이 교육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정책을 채택하도록 요구했다.

정부 차원에서 AI 패권을 주도하는 일본도 전통 교과서에서 디지털 교과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일부 과목을 대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일본 학교, 2024학년도부터 영어 수업에 디지털 교과서 활용’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영어 수업에 AI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내년부터 수학·산수 수업용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점 가득한 ‘AI 정규 교육’ 도입 찬반양론...효율 vs 사고·창의력 저하

AI 기술을 정규 교육에 도입하려는 국가들 모두 찬반 논쟁이 뜨겁다. AI의 교육적 잠재력에는 공통적인 견해를 보이면서도 인지 발달 저해, 디지털 기기 의존성 심화, 경제적 불평등 심화 등 나라마다 다양한 우려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AI 교과서의 개인 맞춤 교육, 즉 효과에 초점을 맞춘 입장과 인지발달 과정에 대한 우려에 집중한 입장 등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AI 교과서가 학생에게 강력한 일대일 강사 혹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AI 교과서가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생이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증가하는 점도 걱정스럽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AI가 학생의 학습 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과 기기 사용의 부정적인 측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미국의 교육 솔루션 플랫폼 기업 ‘프런트라인 에듀케이션(Frontline Education)’이 발간한 ‘초중고 교육구의 역량 강화: 향상된 교육 효율성과 효과성을 위한 AI 도입 탐색(2023)’ 자료를 보면, AI가 교육 과정에 적용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AI가 학생의 학습 방식에 맞춘 개인화된 경험을 줄 수 있어, 학생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AI 도입에 회의적인 응답자들은 학생의 학습 성취도 저하와 윤리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또한 학생이 생성 AI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할 경우 안전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AI 기술이 정규 교육 과정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해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이러닝연구소(e-Learning Research Institute)가 지난해 7월 자녀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교육에 대한 태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성 AI를 교육 환경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 약 60%의 학부모가 찬성했다. 찬성의 주요 이유는 학습 효율성에 대한 기대였고, 반대 이유는 문해력 부족 등 사고력 발전 저해였다. 해당 조사는 일본 전국에서 자녀가 있는 부모와 친척 총 49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계 “AI 잠재력 크지만 윤리적 고려 필요”

AI가 개인 맞춤형 학습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지만,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자 훈련과 윤리적 고려사항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학계 연구에서도 AI를 교육 과정에 접목할 경우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교육 방법보다 학생의 학습 성과를 더 효과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스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Florida) 소속 마허 조 칸 오마르(Maher Joe Khan Omar)와 이안(Jian) 교수의 “AI를 통한 개인화된 학습(Personalized learning through AI. 2023)” 논문을 보면, AI가 교육 과정에 개입될 경우 개인 맞춤형 학습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서 AI가 e-러닝 모듈 개선, 가상 튜터 도입 등 기술적인 측면과 윤리적 문제 제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집중했다.

연구에 따르면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자의 학습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또 AI 기반의 가상 튜터와 챗봇은 학습자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습 경로에 따라 추가 자료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 대상 학생 중 AI 기반의 학습 도구를 사용한 결과 성적 향상과 일관된 학습 성과를 보였다. 학생들은 AI 도구가 학습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개별 학습 요구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험 대상 일부 교육자들은 학생들의 AI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연구진은 AI가 교육 분야에 계속 침투함에 따라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는 학생의 데이터가 보호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AI가 개인 맞춤형 학습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지만,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AI 기술을 교육환경에 적용할 때 무엇보다 윤리적 문제 해결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필리핀 기마라스 주립 대학교(Guimaras State College, Philippines) 소속 로닐로 G. 베론도(Dr. Ronilo G. Berondo) 박사는 “교육에서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인공지능의 힘 활용(HARNESSING THE POWER OF ARTIFICIAL INTELLIGENCE FOR PERSONALIZED LEARNING IN EDUCATION. 2023)”이라는 논문에서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학습은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자 훈련과 윤리적 고려사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I를 교육에 통합할 때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알고리즘 편향 등 윤리적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교육자들이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전문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권장했다.

아주경제=장하은 기자 lamen91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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