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48곳 중 121곳 실적 추정치 한 달 사이 하향 조정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엔터와 여행,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3분기 실적 추정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를 보유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48곳 중 절반에 가까운 121곳(48.8%)의 실적 추정치가 한 달 전 대비 하향 조정됐다.
하향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다.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38억원에서 11억원으로 71.7% 감소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 201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94.6% 급감한 수치다. 저연차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대표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어려운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25억원)도 1개월 만에 14.6% 감소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실적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인공지능 거품론과 반도체 정점론 등 불안한 신호들이 줄줄이 감지되면서 실적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0.3%), 현대차(-0.1%), LG화학(-4.6%), S-Oil(-5.3%) 등도 영업이익 전망이 어두워졌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기업도 일부 존재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3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2억원에서 16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8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글과컴퓨터(34.4%), SK스퀘어(30.8%), 크래프톤(28.8%) 등도 이익 추정치가 늘어났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의 변동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8월부터 둔화된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둔화로 방향을 틀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치도 하향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 등은 지난 8월 1일 54조6592억 원에서 지난 12일 51조1531억원으로 3조원 넘게 빠졌다.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10조9050억원, 6조808억원에서 8조4220억원, 5조2418억원으로 코스피는 2조4830억원, 코스닥은 1조5662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실적 등 상승 동력은 힘을 잃고 있고 외국인은 떠나는 악재들이 당분간 시장을 지배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물가 하락으로 인한 원가율 개선과 반도체의 높은 이익 증가율이 코스피의 실적 증가로 이어졌지만 앞으로는 전방 수요 둔화 가능성이 높아 물가와 금리가 모두 하락하는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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