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노무현 대통령도 한미FTA로 지지율 하락…尹에 강요 말라"

한 총리 "너무 지지율에 의존하면, 중장기적으로 국가 위한 것 아닐 수도"

野 "응급실 뺑뺑이 누구 탓인가" 韓 "어른 결정 안 했던 과거 정부 책임 있다"

與 "문다혜는 몰염치한 캥거루" 野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제가 모셨던 노무현 대통령도 재임 중 한미 FTA를 타결하고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시며 굉장히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너무 일률적으로 단순하게 이건 지지율이 높으니까 좋은 거고 이게 반드시 갈 길이라고 대통령에게 강요하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지적하며 "의료대란, 경제폭망, 민생파탄은 누구 탓인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불통과 무책임으로 무너진 국정을 책임지는 길은 전면적 국정쇄신과 내각 총사퇴뿐"이라며 한 총리에게 동의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우리나라 역사에도 정말 지지율이 낮지만 훌륭한 일을 하고, 업적을 남기시고 대통령 직을 완수하신 분도 여러 분이 계신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FTA 사례를 거론했다.

이어 한 총리는 "너무 지지율에 의존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와 국민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필요한 일을 하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윤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무능할 줄은 몰랐다. 대통령이 생각보다 못하지 않나"라고 묻자 "대통령으로서 훌륭하게 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서 의원이 "온 세계 경제가 좋아졌다. 그런데 대한민국만 나락으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과 총리가 잘못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한 총리는 "완전히 잘못된, 오도된 통계다. 내가 말씀드리겠다. 어떤 통계가 대한민국을 엉터리라고 하나"고 되물었다.

의료 대란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응급실 뺑뺑이로 국민이 죽어간다. 누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느냐. 의사인가, 정부인가, 대통령인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의료계와 과거 정부들이다.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안 했던 정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야는 김건희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전형적인 정경유착이자 매관매직"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 씨는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 자신을 돌에 맞은 개구리라고 표현했다. 내가 아는 이분은 억울한 개구리가 결코 아니다. 몰염치한 캥거루"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장동혁 의원은 야권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관련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최재영 목사 진술에 의하더라도 명품 가방은 정상적인 목적이나 그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김 여사를 정치적 위험에 빠뜨리기 위한 목적에서 건넸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런 특검법은 결국 정쟁을 위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반대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이라고 얘기한다"며 "김 여사 앞에만 서면 여당을 비롯해 검찰·경찰·권익위·방통위도 작아지는 것인가, 윤 대통령이 김 여사만 싸고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영교 의원이 과거 김 여사 녹취록 속 '우리 남편은 바보'라는 발언을 전하며 "국정농단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자, 한 총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남의 가정에서 일어난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홍보하시냐"고 맞받아 치며 고성이 이어졌고, 대정부질문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