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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명품가방 공여’ 최재영 사건 수심위 회부···‘수사 적절성’ 재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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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제공한 최재영 목사가 지난 7월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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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자신의 사건에 대해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열리게 됐다. 앞서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한 수심위와는 별개 절차지만, 사실상 같은 사건에 대해 수심위가 두 번 열리는 모양새가 됐다. 검찰이 최 목사 사건 수심위를 보고 김 여사 사건을 처분한다면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 내 종결은 불가능하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9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의심의위원회(부심위)를 비공개로 열었다. 부심위는 “최 목사가 신청한 본인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한 부의 여부를 심의한 결과 대검찰청 수심위에 부의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무작위로 선정된 외부위원 15명이 참가하는 부심위는 수심위 소집 신청이 들어오면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다. 수심위에선 최 목사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 기소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피의자인 최 목사는 지난달 23일 수심위 소집을 신청했다. 최 목사는 부심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신이 검찰에서 한 진술 일부를 부인하고 ‘김 여사에게 준 명품가방에 청탁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청탁 및 직무관련성이 없었다’는 답변을 유도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최 목사는 수심위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최 목사는 지난 6일 열린 김 여사 사건 수심위 출석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로운 위원 선정 등을 고려하면 최 목사 사건 수심위가 열리려면 대략 열흘 정도 걸린다. 김 여사 사건 수심위는 이 총장의 직권 소집부터 개최까지 2주 걸렸다. 따라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처분 일정에 변수가 생겼다. 이 총장은 오는 15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 이 사건의 종결을 희망했지만 최 목사 사건 수심위 결과는 그 이후 나오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이날 저녁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최 목사 사건 수심위 결과까지 보고 김 여사 사건을 처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선 내부 검토를 충분히 거친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여사 사건과 최 목사 사건은 ‘별개’라면서도 김 여사 사건 처분 일정에 관해선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여사와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부분은 공여자와 수수자에 대한 사건으로 별개”라면서 “최 목사는 청탁금지법 위반뿐 아니라 본인에게 해당되는 다른 사건들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건네고 이 장면을 손목시계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해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도 고발됐다.

법조계에선 최 목사 사건 수심위가 열리더라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방침이 뒤집히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여자는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금품을 준 행위만으로 처벌 대상이지만, 금품을 받은 공직자의 배우자는 직무관련성이 입증되면 법 위반에 해당하고, 이마저도 처벌하지 못한다.

최 목사 사건 수심위가 직무관련성이 입증돼야 양쪽 모두 처벌할 수 있는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뇌물죄 등의 적용 여부를 따져 김 여사 사건 수심위와 다른 결론을 낼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다수가 법률전문가인 수심위원들이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설령 두 수심위 결과가 엇갈리더라도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심위 결정은 권고사항이기에 검찰은 2개의 수심위 결과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는 것이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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