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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박지원 "대통령에 나 쓰라고 하라"…한 총리 "그렇게 건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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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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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오늘(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입씨름을 벌였습니다.

김대중(DJ)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실장(박지원)과 경제수석(한덕수)으로 '한솥밥'을 먹던 두 사람은 오늘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와 제1야당의 중진 의원으로 마주 섰습니다.

대정부질문 첫 질문자로 나선 박 의원은 발언대에 서자마자 한 총리를 상대로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고 물었습니다.

한 총리는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은 응급의료 혼란을 두고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 총리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이 "우리가 잘 아는 사이 아니냐"고 하자 한 총리도 "너무나 잘 아는 사이"라고 응했습니다.

당시 한 총리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추천했던 사람이 비서실장이던 박 의원이었다고 합니다.

박 의원이 "한 총리는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 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피해 갔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고 다그쳤습니다.

그러면서 "그 순한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저 안 싸운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어 "의원님 저 안 변했다"며 "의원님을 존경하고 의원님과 말레이시아에 가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맞받았습니다.

'티키타카'를 연상케 한 두 사람의 설전은 위트 섞인 공방 속에 전개되면서 여야 의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이 개원식 당일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생일파티 사진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신 나간 대통령실에서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고 따지자 한 총리는 "이제까지 비서실장으로서 공보수석으로서 홍보수석으로서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며 박 의원을 치켜세웠습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한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총리는 곧바로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한 총리가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렇게 뵈니 너무 좋다"고 인사를 건네자, 박 의원은 "그럼 삼청동으로 초청이나 한 번 해보라"고 받았습니다.

한 총리가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 의원이 "사실 국정원장실에서 한 번쯤 부르실 줄 알았다"고 되받자 박 의원은 "저렇게 졸랑졸랑 덤비니 대통령이 하는 짓을 총리가 배우고 국회의원들, 장관들이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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