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떠나는 임관혁 서울고검장 "인지 수사 최소화해야"

퇴임을 앞둔 임관혁 서울고검장이 9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뉴스1

퇴임을 앞둔 임관혁(58‧사법연수원 26기) 서울고검장이 “지금 검찰은 과부하에 걸려있다”며 “인지수사는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이고 일반 형사사건 처리, 보완수사 및 사법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다.

임 고검장은 “(검찰이) 다양한 영역에서 크고 작은 인지 수사를 벌이고 있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의 처리와 사법통제 업무도 쌓여있으며 공판 부담도 점점 늘고 있다”며 “수사와 공판 모두 전보다 많이 지연되고 있어 사건 당사자들이 힘들어하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도 더 곤란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정과 헌신으로 이 모든 일을 감당해 왔지만,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좀 회의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잘할 수는 없으며, 때로는 과감히 내려놓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하다”며 “그동안 여러 선배가 지적했듯이, 인지수사는 검찰에 보다 적합한 부패‧금융 등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여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 신속한 사건 처리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해질 것이다”고 임 고검장은 덧붙였다.

임 고검장은 “검찰에서 어느덧 27년 6개월을 보냈다”며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과분한 자리까지 올라 혜택만 받고 나가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시 〈낙화〉처럼 이제 가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고마웠고, 소중한 인연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 고검장은 그간 검찰 안팎에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꼽혔다. 1997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2부장,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 서울동부지검장, 대전고검장 등을 지냈다. 임 고검장은 지난달 심우정(53·26기) 법무부 차관, 신자용(52·28기) 대검찰청 차장, 이진동(56·28기) 대구고검장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올랐다.

임 고검장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 차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3일 법무부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 임 고검장의 퇴임식은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

양수민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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