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광·은광에서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고 매끈하게 뚫려 있다. 사도광산에는 2천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연합뉴스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도광산 전시물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허위 작성했다는 이유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국민을 속여가며 ‘친일외교’에 앞장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이미 설치했다는 것과 일본 대표가 ‘한국인 노동자’를 지칭했다고 명시한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는 ‘일본 정부가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설치’라고 기술했으나 전시물이 설치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은 사도광산으로부터 2~3㎞ 떨어진 곳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외교부는 일본대표가 ‘한국인 노동자’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환경을 설명하고 그들의 고난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물을 설치했다고 했으나, 실제 표현은 ‘한국인 노동자’가 아닌 ‘모든 노동자’를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며 “‘모든 노동자’가 어떻게 ‘한국인 노동자’가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대한민국 외교부인지 일본의 외무성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며 “‘외무공무원법’에 따라 외무공무원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이익을 보호·신장해야 함에도 오히려 일본의 유리한 결과를 위해 범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일본 수석대표로 나선 카노 타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가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환경과 그들의 고난을 기리기 위한 새로운 전시물을 사도광산 현장에 이미 설치했다”고 회의에서 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회의 당일 일본 대표는 사도광산에서 일한 “모든 노동자”를 위한 전시물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등재 찬성을 설득했다. 외교부는 “긴 발언문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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