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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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일부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수도권 중진 의원들을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동훈계 최고위원들은 초청받지 못했다. 한 대표를 포함한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하더니 친한계만 빼놓고 만찬 자리를 먼저 마련한 것을 두고 의료개혁 문제로 인한 당-정 갈등의 앙금이 남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이뤄진 대통령 관저 만찬과 관련해 “저는 (대통령 만찬을) 안 갔다. 연락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가 참석했냐’는 질문에도 “(한 대표에게 연락을) 안 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한테 전화를 해봤더니 본인은 (참석자가) 아니라고 그러고, 나머지 최고위원 중에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연락을) 못해봤지만 김민전, 인요한, 김재원 이런 분들 전화했더니 전화를 안 받는다. 그래서 확인은 잘 못 해봤다”고 했다. 장동혁·김종혁 위원은 친한계로, 김민전·인요한 위원은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김 최고위원은 “용산에서 흘러나왔는지 아니면 그 중 한 분이 기자와 우연히 통화를 하다가 그 얘기를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과의 비공개 만찬은 다른 의원들이 갔다왔다고 하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며 “그런데 바로 그다음 날 아침에 신문에 나온다는 건 굉장히 특이하다”고 했다. 이어 “좋게 해석을 한다면 대통령실에서 다양하게 의견 청취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추석 이전에 하는 것(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을 추석 이후로 옮겨놓고서 추석 이전에 왜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의대 증원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만찬을 하기로 했다가 추석 이후로 연기한 바 있다. 추석 민생이 우선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대통령실과 한 대표가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이 이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대통령실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한 대표의 요청을 수용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한 대표가 2026년 유예안을 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정부에서 그거 못한다고 거절을 했지 않나”라며 “그리고 국회의원 연찬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거꾸로 비판이, 친윤, 비윤 따질 것 없이 쏟아졌다. 거기서 약간 정부가 당황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론적으로는 ‘이거 안 되겠구나, 그냥 한동훈 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쪽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만찬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자들에게 일일이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대통령과 정치인·단체장들과의 만남은 그동안에도 자주 이뤄져 왔다”고만 답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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