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대 못 미쳤다면 제 지혜 부족 탓
김여사 도이치 사건, 제 임기내 종결 어려울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의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9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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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결론과 관련해 “대통령께서도 김 여사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9일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수심위의 결론이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저희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래서 검찰의 결론만이 아니라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숙의를 거쳐야겠다는 판단하게 된 것이다. 국민이 보시기에 (수사 절차와 과정이)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모두 검찰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다. 다만 외부 전문가의 의견에 대해서는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 총장은 “수심위는 외부의 전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라며 “저는 수심위의 구성부터 운영 결정과 공보까지 일체 관여하지 않고 수심위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했다. 이태원 수심위도 그렇고 이번 수심위 결정에 대해서도 미리 제가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간에 수심위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마음은 이미 수심위 이전부터 여러분께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다.
검찰 내외부에서 수심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장은 “어떤 과정과 절차를 다 거치고 나서 내 결론과 뜻에 맞지 않다고 해 그 과정과 절차를 없애야 한다고 하면 법치주의나 수사를 진행하는 사건을 처분하는 과정과 절차에 대해서 미리 정해둔 절차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부족하다고 판단이 될 수 있겠지만 서로 상대 진영이나 상대 정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생각해 보고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매듭지어야 생각한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차제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볍령을 정확하게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서 더 이상 사회적인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입법을 충실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선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최종 사실심인 항소심 판결이 이번 주 예정돼 있다”며 “항소심 판결 결론을 세밀하게 살펴 충분하게 검토한 다음 수사 전반에 반영해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한다고 하면 제대로 된 사건 처리가 마무리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제 임기가 이번 주에 마쳐지기 때문에 제가 종결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 수심위는 6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 권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더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같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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