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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광화문] '확장현실(XR)' 만난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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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애플 비전 프로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을 착용해보는 여성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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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가 언제 올까.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온라인 공간을 이용,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메타버스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소비자용 메타버스(B2C)와 제조현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메타버스(B2B)로 나뉘는데 소비자용 메타버스는 매우 주춤한 모양새다.

연초 애플이 선보인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흥행에 실패해서다. 비전 프로 출시를 앞두고 업계는 "메타버스 기기 시장이 개화단계에 들어섰다"며 들썩였지만 지난 2월 3500달러(약 460만원)의 기기를 언박싱한 사용자들의 체험기는 대중화 기대감을 덮기에 충분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전 프로를 쓰면 3D(3차원) 영화처럼 생생하게 하와이 화산 입구를 볼 수 있다"면서도 "앱 개발자나 애플의 열성팬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하와이를 직접 여행하는데 3500달러를 쓸 것"이라고 혹평했다. 가격뿐 아니라 콘텐츠와 편의성 부족도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같은 결과는 경쟁사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메타는 프리미엄 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했다. 대신 메타퀘스트3의 후속제품인 중저가 헤드셋을 2026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비전 프로에 대응할 MR 헤드셋을 구글, 퀄컴과 공동개발해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내년으로 미룬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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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산업용 메타버스/사진= 마이크로소프트, LG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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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산업용 메타버스는 최근 빠르게 확산 중이다. LG경영연구원이 6월 발표한 메타버스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해주는 XR(확장현실) 기술이 산업현장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가상의 팀과 협업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공정혁신 등 현실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비용절감, 안전성 개선 등 실증사례가 축적되면서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가와사키중공업, 코카콜라, 항공사 에어버스와 보잉, 자동차제조사 벤츠와 BMW, 에너지사 BP, 제약사 박스터 등이 생산현장에 메타버스를 도입해 효율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와 EY가 2023년 3월 발표한 '메타버스 앳 워크'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도입기업은 아직 도입계획 중인 기업보다 자본적 지출감소(15%) 지속가능성(10%) 안전성 개선(9%)에서 효용이 두드러진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규모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XR 디바이스 시장에서 메타의 '퀘스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애플의 비전 프로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현재 소비자용 메타버스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산업용 메타버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LG경영연구원의 분석이다. 맥(Mac) 기반 앱을 비전 프로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스마트안경도 소비자용보다 산업용 메타버스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삼성, 구글과 협력해 스마트폰과 연결된 MR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머니투데이는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와 산업분야로의 확산을 위해 2022년부터 '메타버스 이노베이션 대상'을 운영 중이다. 장관상을 받은 온마인드를 비롯해 어메이즈VR, 클릭트, 패러블엔터테인먼트, 히포티앤씨, YMX 등이 지난해 수상기업들이다.

XR와 접목돼 급성장 중인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소비자용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에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올해도 '메타버스 이노베이션 대상'을 통해 우수한 메타버스 팀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메타버스가 활짝 열릴 때까지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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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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