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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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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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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8일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위대한 스피치를 한 날이다. 1963년 미 전역에서 온 20만 청중을 앞에 두고 워싱턴에 있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행한 연설이었다. 베트남전쟁의 확전, 국론 분열, 미국 정부의 부정직, 흑백 차별, 인종차별, 청년세대의 시위 등으로 미국 사회가 극심한 진통을 겪는 시기였다.

킹 목사의 스피치는 독립선언서, 노예해방선언, 미합중국의 헌법이 보장한 모든 인간, 모든 남자와 여자, 모든 흑인과 백인은 동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미국의 꿈’을 실천하자는 호소였다. 100년 전(1862년 9월22일) 위대한 미국인(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 선언문에 서명한 것은 “불의의 화염 속에서 고통당하던 수백만 흑인 노예에게 희망의 봉화였고, 압제의 긴긴밤을 종식시킨 환희의 여명이었습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도 흑인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흑백 분리와 인종차별에 묶인 감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여 “물질적 풍요와 번영의 바다에 외로이 떠 있는 빈곤의 섬에 살고 있다”며,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당한 자’처럼 살아가는 게 흑인의 현실이라고 했다.

킹 목사가 꾸는 꿈은 “전 노예의 아들과 전 주인의 아들이 형제애의 테이블에 함께 앉고, 자신의 네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의 인격에 의해 평가되는 나라에 사는 것”이었다. 구약성서의 히브리 예언자 아모스의 말을 이용하여 “정의가 물처럼 흐르고 공정함이 거대한 물결처럼 흐를 때” 꿈이 이루어지는 거라면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지체함이 없이 당장 꿈을 이루자고 했다. 킹 목사는 미합중국을 구성하는 각 주를 애칭으로 일일이 호명하며 ‘지리적 통합’을 꾀하고, 이어서 흑인이든 백인이든, 유대인이든 비유대인이든, 신교도든 가톨릭이든 모든 미국인이 형제애, 공동체 의식을 나누는 ‘심리적 통합’을 일깨웠다.

킹 목사의 꿈인 흑인차별철폐가 미 의회에서 실정법으로 통과되는 때는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고(1963년 11월22일), 존슨이 대통령이던 1964년 7월2일이었다. 남북전쟁(1861∼1865년)이라는 내전을 포함해 참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킹 목사는 1954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몽고메리 침례교회에 시무하면서 흑인 인권운동을 강력하게 펼쳤다. 196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 4월4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과격파 백인단체 소속 ‘얼 레이’에 의해 암살당했다.

인권신장, 차별철폐, 정의 실현이라는 킹 목사의 꿈은 미국인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꿈이다. 그 꿈은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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