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플랫폼 자체개발 속도전
신입보다 경력 채용 공들여
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전문 인력 수혈에 사활을 걸었다. LTE·5G 기반 가입자 확보 위주의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는 예전만큼 빠르게 성장하기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거대언어모델(LLM)과 자체 개발한 AI플랫폼을 이용한 초개인화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보한 후 개인과 기업 영역에서 다양한 상용 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LLM 경력자 모십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AI 분야 경력자를 잇따라 채용중이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이달 들어 거대언어모델(LLM)·자연어 처리 등과 같은 AI 전문 분야 경력 모집을 시작했다. SKT는 지난 2일부터 1개월 간 LLM 경력 개발자, 대화형 언어 모델 경력 개발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SKT의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A.X)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AI 개인비서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돼 있는 에이닷엑스의 대화형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채용으로 풀이된다.
KT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AICT(AI+정보통신기술) 컴퍼니'로 경영 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현재 기업용 서비스(B2B) 분야 AI 경력 인재를 채용 중이다. 대부분 기업용 또는 정부·공공기관용(B2G) AI·클라우드·정보기술(IT)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모집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AI 사이언티스트 직군 경력 개발자를 채용중이다. 추천기술팀과 자연어처리(NLP) 기술팀 개발자를 뽑고 있다. NLP 기술이 적용된 상용화 엔진 개발, AICC(AI컨택센터)·IPTV·모바일 분야에 적용 가능한 엔진 및 개인화 서비스 개발 등을 담당하게 된다. 추천기술은 '고객보다 고객을 더 잘 아는 개인화 서비스'로 미디어, 커머스, 신사업 등의 영역에서 상용화 서비스로 발전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줄어드는 영업이익, AI에 사활
통신사들이 AI인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망 사업 위주의 기존 사업 수익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사업인 이동통신부문 영업이익이 녹록치 않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2조 9452억원이었던 이통3사의 이동통신부문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2조 6870억원으로 줄었다. 3사는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파수 구매와 장비 설치 등에 든 비용을 빠르게 회수하지 못했다. 5G 성장률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3사 모두 AI기반 부가서비스에 무게를 두게된 이유다.
SKT는 AI 킬러앱으로 육성 중인 에이닷 관련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어 특화 모델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역량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전체 직원 대비 비중 40%를 돌파한 SKT의 AI 인력 비중은 추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그로스 리딩 AX 컴퍼니'라는 구호를 설정하고 자체 LLM '익시젠(ixi-Gen)'을 개발한 바 있다. 현재 자체 AI 브랜드·기술인 '익시(ixi)'를 다양한 소비자용(B2C)·B2B 사업에 적용 사례를 늘려 나가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올해 AI 인력 비중을 기존 대비 2배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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