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국내 기업들 서로 높은 의존도
애플, 거래처 확대‧부품 자체개발 시도하지만
LTPO 등 뛰어난 국내 기술력에 어쩔 수 없어
“아직은 괜찮지만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다”
지난해 9월 12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아이폰15 프로가 보인다. 쿠퍼티노(미국)/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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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9일(현지시간) 공개될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의 중국 부품 비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국내 기업들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주요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데, 수년 전부터 그 의존도를 낮추려는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아직은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만, 중국 기업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비리서치의 ‘3분기 OLED 발광재료 마켓트릭’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에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도 패널을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도 아이폰16 샘플 인증을 통과했지만 시기가 늦어져 올해 출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BOE의 공장인) B12에서 양산할 것으로 예상했던 아이폰16 맥스의 인증은 통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OE의 아이폰향 물량이 줄어든 만큼 한국 패널업체들의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납품 비율, 즉 수익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간 아이폰용 OLED 패널에는 한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가 각각 50%, 30%, 20%의 공급 비중을 차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BOE의 부품은 아이폰 모델 중 저가 모델인 아이폰SE나 수리용 휴대폰인 리퍼폰 정도에만 적용된다는 추정도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거래처가 늘어나야 수익성과 제품 품질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 디스플레이업체와의 거래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다.
애플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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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은 아이폰 OLED 패널에 소비 전력을 낮추는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기술을 쓰는데 BOE는 아직 그 기술력이 부족하다”며 “애플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주요 고객사인 동시에 애플 역시 우리나라 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고급형 애플워치에도 마이크로LED를 자체 개발하고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도 수년째 전해진다. 현재 애플워치 패널은 LG디스플레이와 일본의 JDI가 공급 중이다. JDI보다 LTPO 기술이 뛰어난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만약 애플이 자체 마이크로LED를 개발하면 우리나라 기업과의 애플워치 패널 거래량마저 줄어들 수 있다.
일각에선 애플의 ‘마이크로LED 개발 프로젝트 중단’ 소문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의 자체 개발은 시기의 문제일 뿐 당연한 수순이라는 말도 나온다. 남상욱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개발을 시작한 지 6~7년이 지났는데 아직은 생산 비용이 비싸고 기술이 어려워서 상용화 단계에 오지 못했을 뿐”이라며 “애플은 언제든 자체적으로 만들어내 국내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애플이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 등의 이유로 국내 기업을 주요 거래처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언제든 시장 상황이 바뀌면 이 관계는 끊어질 수 있다.
남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저전력 기술인 LTPO 덕분에 우리나라와 중국 디스플레이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었는데 올해는 특별한 신기술이 없다”며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는 모른다. 먼저 신기술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개최된 아이폰15 시리즈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 행사 무대로 걸어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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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이수진 기자 (abc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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