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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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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도 쇳물로 불바다”…우크라이나軍이 투입한 ‘신형 드론’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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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삼림 지역 위에 신무기 ‘드래건 드론’을 투하하는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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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점령지를 불태우기 위해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테르밋’을 투하하는 일명 ‘드래건 드론’을 전장에 투입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러시아군이 주둔하는 삼림 지역 위를 저공 비행하며 불꽃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투하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드래건 드론은 마치 입에서 불을 내뿜는 용을 닮았다고 붙여진 별명으로, 이 드론은 알루미늄과 산화철이 혼합된 특수 금속 테르밋을 녹인 물질을 투하한다. 2200도의 온도에서 연소하는 테르밋은 금속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러시아군 병력에 직접 타격을 입히거나 러시아군을 숨겨주는 나무·숲을 빠르게 불태울 수 있다. 우크라이나 60기계화여단은 드래건 드론에 대해 “어떤 무기도 달성할 수 없는 정확도로 적의 위치를 불태우며 적군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했다.

이 물질은 1890년대 독일 화학자에 의해 발견, 원래는 철로를 용접하는 데 쓰이곤 했다. 이후 독일군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 상공에 폭탄으로 투하, 군사 무기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독일과 연합군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테르밋을 공중 폭탄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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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테르밋 드론을 투하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우크라이나 기계화여단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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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영국군 장교이자 군수 산업 전문가 니콜라스 드러먼드는 이 물질에 대해 “적에게 공포를 자아내는 심리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는 “매우 끔찍한 물건”이라며 “드론을 사용해 테르밋을 배달하는 건 매우 혁신적이지만, 나는 그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군이 자신의 위치를 이탈한 사례를 봤다”며 “우크라이나가 드론에 대한 두려움을 더 많이 심어줄수록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테르밋을 사용해 러시아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의 반전 옹호 단체인 ‘무장 폭력에 대한 행동’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도 테르밋을 드론으로 투하, 러시아 탱크를 영구적으로 무력화하기도 했다. 강렬한 열이 빠르게 점화돼 탱크 내부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군사 전투에서 테르밋을 사용하는 건 국제법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지만,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민간 표적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2022년 보고서에서 테르밋과 같이 불을 붙이기 위한 탄약의 종류인 소이탄에 대해 “끔찍한 인적 피해로 악명이 높다”고 했다. 인체에 사용하면 4~5도 화상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근육, 인대, 힘줄, 신경, 혈관과 심지어 뼈까지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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