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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앵커의 생각] 금감원장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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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강도 금리 인상을 말하자 세계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파월 쇼크'였죠.

고금리 시대를 지나온 2년여간 세계 경제는 파월 의장의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었습니다. 정책가의 말이 지닌 힘입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지금은 금융 수장들의 입이 그렇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말 한마디에 대출 정책이 좌충우돌합니다. '대출 금리 상승을 바란게 아니다'라는 애매모호한 말에, 은행이 알아서 제각각 다른 대출 제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대출 난민이 생겼습니다.

이번엔 '실수요자를 보호 해달라'는 애매한 언질에 '실수요'의 기준을 두고 또 옥신각신입니다. 이러다 정부는 은행 탓하고 금융권은 정부 탓을 하고, 결국 국민만 피해보는 뻔한 시나리오로 향해 갈까 걱정입니다.

말의 맥락을 기민하게 파악할 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 하죠. 요즘 말로 바꿔보면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일 것 같습니다.

이 원장은 이걸 원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미덕을 바라기엔 금융수장의 입이 지닌 책임은 너무도 무겁습니다.

오현주 기자(ohj32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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