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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온더레코드]김재화 "장애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삶 돌아보게 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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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화 인터뷰

'그녀에게' 장애아 엄마 된 정치부 기자 역

"'밀수' 팀 김혜수 응원 고마워" 눈물

서울→강원도 이주…양양살이 '만족'

아시아경제

배우 김재화[사진제공=영화로운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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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듯이 온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또 사고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배우 김재화는 영화 ‘그녀에게’에서 정치부 기자로 살다 발달장애 아동 엄마가 된 여성의 삶을 연기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가 실제 장애 가족에게 누가되지 않을까 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배우고, 삶을 돌아보게 된 작품”이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그녀에게’(감독 이상철)는 장애아를 키우며 느낀 이야기를 엮은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각색한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인 신문사 기자 상연은 류 작가가 모티브가 된 인물이다. 유명 정치인 앞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임신 막달까지 현장에서 일하다 쌍둥이 남매를 출산한다. 그런데 둘째 지우가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으면서 전과 다른 삶이 펼쳐진다.

김재화는 “상연의 기자 시절을 연기하며 누구 앞에서든 당차게 할 말을 하는 모습과 평범했던 일상에 집중했는데, 류 작가님께 물어가며 만들었다. 국회의원에게 호통치며 묻는 장면에서는 '오버스럽다' 싶기도 했는데, 더 크고 정확하게 질문해도 된다고 조언해주셔서 참고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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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에게' 스틸[사진제공=영화로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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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는 영화 ‘하모니’(2010) 합창단원 권달녀, ‘코리아’(2012)의 덩야령, ‘롤러코스터’(2013) 승무원 김활란, ‘모가디슈’(2021)의 사무원, ‘밀수’(2023)의 돼지엄마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에게’에서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그는 “무표정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간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거나 강렬하고 캐릭터 있는 조연 역할을 많이 해왔다. 처음으로 고독한 역할을 해봤다. 경험해보지 못한 고요를 느꼈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영화 ‘밀수’ 해녀 팀은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작품에 함께 출연한 김혜수는 최근 진행된 ‘그녀에게’ 프렌드 시사회에 참석해 김재화를 응원했다. 그는 “김혜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라며 “내 롤모델”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혜수를 생각하면 머릿속에 ‘사랑’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사랑이 가득하고 전할 줄 안다. 부모님 다음으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양양살이 ‘또 다른 나의 삶’
김재화는 2년 전 강원도 양양으로 이주했다. 서울에서 쉴 새 없이 일하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흔히 말하는 ‘번아웃’이 온 거다. 그는 강원도 양양의 물과 숲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다시 연기할 동력을 얻었다. 단순한 ‘시골 체험’이 아닌 또 다른 삶을 살게 해준 곳이 강원도다. 이사만 네 번 했지만 ‘홍보대사’를 자처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그는 “양양에서 재밌게 잘 살았고, 앞으로도 살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에선 배우로, 강원도에선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에는 양양 학부모들과 영어 연극 동아리를 만들어 양양군 농촌 활동 지원사업 관련 지원도 받았다. 원어민 강사와 영어를 공부할 정도로 연극 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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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화[사진제공=영화로운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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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는 “양양이 젊은이들의 ‘명소’로 알려져서 실제 주민들의 이야기는 잘 모르시는 듯하다. 인구가 많지 않지만 양양군에서 지원 혜택이 많다. 초등학교 무료 수업이 다양하다. 양양은 사이클의 고장이다. 메달리스트 선수들로부터 무료로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사격을 배우고, 랜드 서핑 수업도 있다”고 했다. 양양의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근황도 자랑했다. 그는 “바다만큼 계곡도 좋다. 가을에는 집 앞에서 단풍을 구경하는데, 설악산 부럽지 않다. 동네에서 스키나 썰매를 타기도 한다”고 했다.

최근 며칠간 서울에서 영화 홍보,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촬영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강원도에서도 바쁘다고 했다. 김재화는 “아이들 유학을 목표로 수도권에서 이주해오는 주민들이 많다. 다양한 교육 지원 수업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을 배워 선생이 되거나, 소형 선박 면허를 딸 수 있다. 남편은 얼마 전에 패들 보트 자격증반에 들어갔다. 단절된 경력을 이어주는 ‘기회의 땅’이다”라고 했다.

‘그녀에게’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 엔딩 캠핑 장면도 양양에서 찍었다. 김재화는 “감독님이 ‘양양에서 잘살아 봐’하는 마음으로 양양에서 촬영해주신 게 아닌가. 응원처럼 다가와 더 특별했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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